아흔한 번째 시
바닥이 무너지는 날
바닥이 무너지면
미소 지으며 떨어지자
태연하게
우아하게
아침도 잘 챙겨 먹고, 건강식으로
셔츠 소매도 깔끔하게
괜히 애들에게 짜증 내지 말고
'오늘 어땠어'하고 묻자, 드라마처럼
내가 추락하는지
아무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미소를 풀지 않으면
나는 무너지지 않아
별일 아닐 거야, 바닥쯤
무너지라고 그래
잘 자고, 잘 먹고
커피도 한 잔 하자, 맛있는 놈으로
내 미소로
우리의 하루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