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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년

마흔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황금빛 유리벽 너머

풍요로운 빵 냄새와

밝고 따뜻한 오렌지 초콜릿향


소년은 안 보는 척 먼 곳을 응시하며

곁눈질로 회전문 너머를 바라본다


쌓여 있는 케잌, 초콜릿

소년은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뻐끔뻐끔 거리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미소로 서로에게 화답한다


손 끝이 시큰한데

들어가면 되는데

발은 이번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주저하던 소년은 결국 돌아선다

돌아선 그 뒷모습은 서글프다

꼬옥 안아주고 싶지만, 소년은 없다


그는 이미 서글픈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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