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잠의 경계에서

서른아홉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눈을 감아도,

밤은 자꾸 길어지고

잠은 저 멀리서 나를 비웃는다


내겐 허락되지 않은 평화,

이 고요 속에선 아무리 애를 써도

잠은 닿지 않는다


잠이란

물처럼 흘러와야 하는데,

생각들이 얽혀 손과 발을 묶고

고요는 무겁게 내려앉는다


어느새 새벽,

창밖엔 첫 빛이 스며들고

내 눈꺼풀은 이제야 무겁다


하지만 아직도 잠은 멀리,

아슬아슬하게 손끝에 닿을 듯하다





keyword
이전 09화설계도 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