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윽, 무심코 스친 종이에
얇게, 아주 얇게 베인 상처가
너무 쓰리다
툭, 던져진 너의 말 한 조각,
무심코 돌아선 그 뒷모습,
그 뒷모습에 드리운 그림자
아무렇지도 않았던 그 순간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가만히 스며드는 쓰라림
도무지 아물지 않고
시간 속에서 반복되며
흔적으로 남는다
기억할까
늬가 던진 그 말과
흠칫했던 나를
말은 아직도 내 안에 맴돌다가
가끔씩 나를 찔러온다
종이에 베인 상처가
유난히도 밉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