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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베인 상처

마흔한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스윽, 무심코 스친 종이에

얇게, 아주 얇게 베인 상처가

너무 쓰리다


툭, 던져진 너의 말 한 조각,

무심코 돌아선 그 뒷모습,

그 뒷모습에 드리운 그림자


아무렇지도 않았던 그 순간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가만히 스며드는 쓰라림


도무지 아물지 않고

시간 속에서 반복되며

흔적으로 남는다


기억할까

늬가 던진 그 말과

흠칫했던 나를


말은 아직도 내 안에 맴돌다가

가끔씩 나를 찔러온다


종이에 베인 상처가

유난히도 밉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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