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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고(刻苦)

서른일곱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조용히 김이 피어오르는 주전자

불에 계속 달구어야

겨우 조금씩 반응이 온다


처음은 늘 더디다


이글거리는 불길에 눌려

흔들리는 물방울의

작은 떨림이 전해질뿐


그러나 언젠가

그 한 점을 넘어서면

끓는점을 지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맹렬한 소리를 내며

모든 게 솟구쳐 오른다


이 작은 변화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끓어오르기 위해선,

숨이 껄떡 껄떡할 때 멈추지 말고

한 걸음 더 딛어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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