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깊고넓은샘 Dec 20. 2024

각고(刻苦)

서른일곱 번째 시





조용히 김이 피어오르는 주전자

불에 계속 달구어야

겨우 조금씩 반응이 온다


처음은 늘 더디다


이글거리는 불길에 눌려  

흔들리는 물방울의  

작은 떨림이 전해질뿐


그러나 언젠가  

그 한 점을 넘어서면  

끓는점을 지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맹렬한 소리를 내며  

모든 게 솟구쳐 오른다


이 작은 변화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끓어오르기 위해선,

숨이 껄떡 껄떡할  멈추지 말고

한 걸음 더 딛어야 한다는 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