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깊고넓은샘 Sep 25. 2024

홈스쿨링, 그 위대한 여정

  오늘 학교로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가 엄마와 교과서를 가지러 왔다. 초딩 아들 둘을 홈스쿨링 하는 건 어떤 삶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로선 경험해 보지도, 상상해 본 적도 없다.


  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누가 날 좀 강제로 영어 공부도 시키고, 독서도 시키고 막 그랬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스스로 하는 건 너무 힘들다. 그런 마음이 나에게만 있는 건 아닌지, 성인을 위한 학습지들이 성업 중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버린 우린 이미 알고 있다. 돈을 좀 날릴 뿐 누구도 날 강제할 수 없다는 걸. 그렇게 우리의 새해 다짐은 엉망이 된다.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제어하고, 규칙적인 생활, 지속적인 학습을 한다는 건 보통 정신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학교는 우리의 기상 시간과 등교를 강제하고, 종을 쳐가며 루틴을 만들어 준다. 그것 자체로 학교는 어마어마한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 학창 시절을 되돌아본다. 그 시절의 끔찍하고 폭력적인 기억들은 걷어내고(지금이랑은 완전히 다르니까) 봐도, 참 답답하고 지루하고 우울했다. 그때도 지금도 학교는 그렇다.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난 홈스쿨링 찬성도 반대도 안 한다. 그냥 나는 엄두도 나지 않는, 에베레스트 같은 산을 등반하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응원한다. 잘 되기를, 그 과정이 혹여 실패해도 뭔가 얻는 게 있기를 뿐이다.


  그 용기 하나만 가지고도 '위대한 도전, 위대한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