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의 조언

'내 답' 대신 '네 여정'을 응원하는 법

by 윤종덕

이번 글에선 최근 동생의 이직 준비를 도우며 경험한 것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단순히 동생을 돕는 것을 넘어서 육아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경험이었다. 단순히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과연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부딪혔다.


내가 아는 답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나는 동생의 이직 준비를 도우며 흔히 말하는 자신이 아는 답대로 아이를 살게 하려는 부모의 모습을 내게서 발견했다. 동생이 원했던 것은 사실 피드백이었는데, 내가 더 잘 아는 분야라는 이유로 내가 생각하는 정답을 강조하는 방식의 도움을 주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동생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그 결과 동생이 스스로 깨닫고 성장할 기회를 주었다기 보단 당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육아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되었다. 많은 부모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최선의 길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는 자식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사랑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선 부모의 답이 자신의 행복과 동 떨어진 경우가 많다.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하며 성장할 기회를 잃고, 결국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의 케이스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명확히 알지 못할 때, 부모는 그저 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필요한 것을 인지하고 찾아가도록 돕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지와 개입 사이의 균형

동생은 내가 제시한 답의 타당함을 이해함과 동시에, 본인이 정한 답을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왔다. 그리고 나는 그런 동생의 의견을 존중하고 응원해 주었다.


아이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부모로서 옆에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아이가 완전히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조건적인 지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명하게 개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동생과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돕는 나는'어디까지 주어야 할지' 모르고, 도움을 받는 동생은 '어디까지 받아야 할지' 몰랐다. 대화가 끝난 후 내 도움이 동생에게 압박이나 공격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고, 동생은 신뢰하는 언니가 제시한 답에 흔들리며 자신이 내렸던 답은 틀린 답인가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쌓이다 보면 결국 앞으로 도움을 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관계의 단절이 발생하거나, 누군가의 답에 의존하며 스스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상호 확인으로 함께 성장하기

이 경험을 통해 한번 더 깨달은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단순히 답을 찾아주어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머리로는 그렇게 해야지 하며 생각했음에도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그 순간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함께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여기까지 엄마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다음 단계로 어떤 얘기를 나눠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등의 질문을 섞어 대화한다면 아이가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도움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통해 아이와 부모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동생의 이직 준비를 도우며 내 분야라는 이유로 성급하게 답을 제시하려 했던 태도를 경계해야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아이의 주도적인 성장을 돕는데 더욱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의 삶은 부모의 성공적인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일 테니까.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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