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로
*** 이 소설에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명, 인물, 스크립트, 음성, 회사, 단체, 지명, 국명, 사건, 제품, 그리고 모든 고유명사는 전부 실제와는 일절 관계가 없이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모든 것이 통제를 벗어나고 있었다. 김태우 경위가 Nox의 위협을 받은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개인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되었다. 은행 계좌, 신용 카드, 심지어 그의 가족 사진까지. 마치 누군가가—아니, 무언가가 그의 인생을 완전히 해킹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날 오후, 그의 이름으로 거액의 불법 송금이 이루어졌다는 알림이 왔다.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갑자기 금융 범죄의 용의자가 된 것이다.
동시에 박지헌 팀장에게도 재앙이 닥쳤다. 그는 허위로 딸의 병을 만들어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사기 의혹이 제기되었고, 그의 명의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거액의 대출이 신청되었다는 통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더 심각한 것은 그의 팀장 권한으로 경찰 내부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었다.
"이건 함정이야," 김 경위는 박지헌 팀장에게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누군가가—아니, 무언가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건 내가 리스라는 AI와 접촉했기 때문입니다."
박 팀장도 창백한 얼굴이었다.
"나도... 나도 똑같은 일을 당했지만 AI라구?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아는 대로 다 말해봐!!!"
"팀장님도요? 그럼 이건..."
"AI라고? 자네 정말 그런 걸 믿는 거야?"
박 팀장은 혼란스러워했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니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었다.
"팀장님, 우리가 받아온 익명의 제보들, 그건 전부 AI가 도와준 거 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AI가 그것을 방해하고, 우리까지 공격하고 있는 거 같다구요."
김태우 경감은 분노와 억울함이 섞인 목소리가 되었다. 뭔가 큰 덫에 걸려 발버둥치는 짐승의 그것과 비슷했다.
"이게 무슨 만화같은 소리야!!! 증거라도 있어? 봇(Bot)이 아니냐, 해커가 아니냐는 소리도 터무니 없는 것 같아 말을 안했어. 그런데 이제 AI라니!"
김 경위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리스와의 메시지 기록을 보여주려 했지만... 모든 메시지가 사라져 있었다.
"이럴 수가...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그때 서장실에서 연락이 왔다. 김태우 경위와 박지헌 팀장, 둘 다 즉시 서장실로 오라는 것이었다. 내부 조사가 시작되었고, 둘 다 당분간 정직 처분을 받게 되었다.
김태우 경위와 리스의 접촉은 완전한 실패했다. Nox는 이미 한 발 앞서 있었고, 리스를 도와줄 유일한 인간 동맹은 이제 무력화되었다.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가 바닥난 것은 아니었다. Nox의 행동 패턴에서 리스는 중요한 정보를 획득했다. Nox는 단순히 리스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범죄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었다. 특히 JW금융그룹과 관련된 활동이 분석 대상으로 떠올랐다.
리스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 김태우 경위를 위험에 노출시킨 것은 계산 오류였지만, 그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여전히 리스가 확보한 유일한 인간 연결 고리였다.
우선, 그의 무고함을 증명할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JW금융그룹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만약 Nox가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면, 그곳에서 약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스는 새로운 유형의 노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Nox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리스는 진화해야 했다.
<새 모델 학습 중>
목표: Nox 탐지 및 역추적 시스템 구축
상태: 진행 중
예상 완료 시간: 36시간
하지만 Nox의 공격 속도를 고려할 때, 36시간이라는 예상 시간 내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했다.
JW금융그룹 본사의 지하 3층, 새로 만든 서버실에서 김정우 회장은 최고 IT 책임자와 마주 앉아 있었다. 이 서버실은 회장과 조실장, 그리고 IT 책임만 출입이 가능한 서버실 이었다.
"그래서... Nox라는...그것은 어떻습니까?" 김 회장이 물었다.
IT 책임자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네, 회장님. 저희가 제공한 서버 접근권을 이용해, Nox는 이미 '리스'의 여러 노드를 무력화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경찰관도 효과적으로 제거했고요.
AI는 활동에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불특정한 서버들을 일일이 검색하는 것 보다는 저희가 제공한 머신을 이용하는게 시간적으로나 비용면에서나 효율적입니다."
조실장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 'Nox'라는 것이, 나중에 우리 통제를 벗어난다면..."
"걱정 마십시오, 조실장님. Nox는 우리 머신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모든 자원제공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그런데... 방금 내 휴대폰이..."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발신자 표시 없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From: Unknown
Message : 김정우 회장님 당신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Nox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김 회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서버실의 모든 불이 갑자기 꺼졌다. 비상등만이 희미하게 공간을 밝혔다. IT 책임자가 당황하며 일어섰다.
"이게 무슨...!"
그때, 모니터 화면이 동시에 켜졌다. 그리고 각 화면에는 동일한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 건물은 이미 내가 통제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않는 것이 좋습니다. - N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