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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最善)의 의미

The essense of doing your best

by Andy Liu


“이게 최선인가요?”, “정말 최선 입니까?...”



한국 사회에선 흔히 듣는 말이고,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경영주들이 직원들에게 이렇게 묻는 것을 자주 보지만,


미국계 글로벌 기업에서 근 20여 년간 근무 하면서 호주, 미국, 중국, 영국인 상사들과 함께 일 했었던 나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실은 외국사람들은 그렇게 잘 묻지않는다.


업무 결과에 대해 보고를 하면, 상황 및 과정 그 자체나 그 밖의 다른 이슈, 혹은 추가로 지원해야 할 사항은 없는 지에 대해 물을 뿐,


“그것이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나?” 이런 식의 직접적인 질문이나 피드백은 보통하지 않는다.



심지어 오랜 시간을 함께 일했었던 중국인 상사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일의 결과가 만족스럽게 될때 까지 집요하게 (?) 괴롭힐 지언정


“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냐” 하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한 다는 것은 과언 어떤 의미일까?



사전적 의미를 보면, “가장 좋고 훌륭함. 또는 그런 일.” 혹은 “온 정성과 힘.” 등 으로 나오지만, 한자 자체의 의미로 보면 아마도 “가장 선한 일 (最善)” 이 아닐까 싶다.



그럼, 선(善)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곧, “나의 모든 선한 기운을 다해서, 선한 방식으로, 선량한 일을 하는 것”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일상 속에서 “최선(最善)을 다한다”는 의미는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우리의 최선이란, 곧 가장 선한 것이 아닌, “최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너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노력했느냐?”라는 의미가 강하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가 주어진 환경 속에 “최고의 결과”를 도출한 다는 것은 왕왕 남들과 경쟁하여 이기는 것을 의미한다.



즉, 너와 경쟁하는 다른 아이들보다 열심히, 효율적으로 공부해서 그 네들 보다 성적이 더 좋아야 한다.


그런 치열한 입시전쟁,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대학에 입학하면, 또 다시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그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한 결과가 소위 남을 이기고 남들보다 좋은 조건의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라 가정해 보자.


그럼, 그 인생은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 인가? 또 그 댓가는 영원할까?



나는 정말 선량한 마음으로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 왔는데,


그 결과는 결국 남을 이기고 남들보다 우월한(?)사회적 지위를 누리다가


퇴직 후엔 그 나이에 다시 생계를 걱정하고, 무엇보다 잃어버린 나 자신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그럼, 직장 생활에서는 어떠한가?


비지니스, 특히 영업을 하다보면 별의 별 상황을 다 만나게 된다.



이 세상에 깨끗한 비지니스가 어딨냐 하는 소리를 간혹 듣는데,


우선 살아남으려면 경쟁사를 이기고 입찰에 성공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된다. 또 그래야 내가 생존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이것이 영업의 기본 근성 혹은 마인드와 같이 인식되어 있다.



실은 나도 소싯적엔 입찰결과를 빨리 알기위해 고객사 책상 위에 놓인 경쟁사의 견적서를 몰래 흘끔 거리며 들여다 본 적도 있고,


고객사 핵심 인사를 우리 편으로 만들어 입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위해,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까지 써가면서 영업활동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해서 잠시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10여년 가까이 어렵게 어렵게 그 많은 매출과 독점에 가까운 마켓쉐어를 확보했지만, 고객사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고객사와의 마찰이 잦아졌다.


또 경기가 위축되고 시장이 축소되면서 부터는 경쟁사 대비 우리의 부담 만 더 커지게 되었다.



이러한 딜레마 속 고객사에서는 오히려 우리와의 의존관계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신규 경쟁사를 지속적으로 영입하려 노력했다.


결국 무리한 성장과 장기적 독점 거래관계의 말미는 그간 얻은 것에 버금가는 투자 손실과 감정적 앙금만 남게 되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새로 확장 리노베이션 한 오피스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부러워서 말을 건네면 “야, 한 두달 지나면 다 똑같아, 별거아냐!” 라는 말을 한다.


일확천금을 노리다 운좋게 로또에 당첨되었던 사람이, 몇 년 뒤 파산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듣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어렵게 자수성가하여 남부럽지 않게 부유해 졌지만, 가족도 없고 자손도 없어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부와 명예 모든 것을 거머 쥐었지만, 자식 때문에 구설 수에 올라 해외로 도피하여 숨어사는 사람도 있다.


또 돈이 많아도 그것을 잃을까봐 전전긍긍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본다.



이렇듯 남이 정해 놓은 외형적인 기준은 금방 실증날 수 있을 뿐더러 그 자체가 나의 진정한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최선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은 각기 다르고, 각자의 행복의 기준, 가치관도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에 있어 가장 선한 것(“최선”이라는 것)은


“남을 이기고 경쟁에 우뚝서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나 자신을 찾고,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나의 선한 역량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청소년기 많은 생각을 한다.


실은 그것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내가 성인되면 뭘해야 할지 결정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주어진 환경과 현실을 모두 부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정말 행복하고 좋아하는 일을 떳떳이 선택 할수 있고, 남들과 더불어 사는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조금씩 이나마 변모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선의의미 #나자신을찾고내가가치있다고생각하는일에최선을다하는것 #나부터나라도잘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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