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24년 1월 31일 의정부시 이사
보증금 500에 월세 47. 보자마자 동일한 금액대에 다른 집들보다 넓고, 깔끔했던 공간에 계약을 결정했던 곳이다. 집에서부터 몇블록 뒤에는 강을 끼고 있는 산책로가 있었고, 지하철 역까진 10~15분이면 갈 수 있었기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나는 그러지 말아야했을까?
강릉에서 올라올 때 고민은 두 가지였다.
1. 취업을 하고 나서 집을 구한다.
: 강릉에서 왕복을 하며 면접을 본다.
2. 집을 먼저 구하고 면접을 본다.
: 면접을 보고 바로 출근이 가능해진다.
두 가지의 선택지중 내가 택한건 2번의 선택지로 강릉과 서울, 경기도를 왔다갔다 하며 불편한 양복을 입고 면접을 보러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재빨리 집을 먼저 구했고, 무지했던 나는 어디에 회사가 많은 도시인지 파악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올라오면 무조건 지방보다는 일자리가 많을테니 먹고 살 정도의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25년을 강원도에서 지낸 사람의 눈엔 경기도란 모든 곳이 화려한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의정부의 도시는 화려했다. 처음 집을 구하기 위해서 왔다가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해서 현대백화점에 들려 주차를 했기에 오히려 현대백화점이 더 아늑한 아지트 같이 느껴졌고, 의정부역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불빛이 화려했다.
'절대 꺼지지 않는 불빛의 도시'
내가 도시에 와있음을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화려한 도시에 왔다고 놀러다니거나 어딘가 여행해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통장에 남은 잔고는 200만원. 남은 시간은 D-40일. 2월에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은 200만원은 3월의 생활비다. 즉, 3월에는 일을 시작하고 있어야만 한다. 반드시. 그렇지 않으면 돈이 바닥난채 백수인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생존에 실패하게 된다.
급한대로 다이소에서 필요한 것들로 채워놓고 나는 노트북을 들고 매일 자소서-지원-확인-자소서-지원을 반복했다. 머릿속에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취업할 수 있을까? 라는 거대한 불안들이 폭풍처럼 몰려왔고 말을 하는 날이 아예 사라졌다. 돈도 아낀다고 일주일에 2번정도 나가서 공부했던 나는 카페 직원에게 음료를 주문할 때를 제외하면 입을 뗄 일도 없었다.
거대한 외로움과 생존에 대한 불안함.
200만원으로 한달 안에 취업에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나의 겨울이 너무나도 차갑고 의정부라는 도시는 나에게 화려한 불빛들을 쏘아대며 나를 채찍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