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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화온 Aug 23. 2024

더위만큼이나 힘들었던 7월

이곳에서 더웠던 7월을 보내며

나는 여름이 싫다. 그리고 싫어하는 만큼 7월은 그다지 나에게 친절하지 못했다. 7월의 절반은 비가 내렸고, 반은 너무나도 더웠다. 돈을 아끼려고 에어컨을 최대한 적게 켰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의 더위는 에어컨을 틀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런 7월이 지나갔고 본격적인 더위와 여름이 시작됐다. 


이곳에서 처음 보내는 7월을 돌아보면 나는 많이 불안한 상태였던 것 같다. 이제야 찾아오는 안정감과 더는 이사나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사라졌고,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내가 보였다. 신입이라 늘 뭐를 해도 불안하고,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와 비싼 관리비를 받아보고는 충격을 먹기도 하고, 퇴근하고 글을 쓰는 것 외에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 같다. 


'언제까지 불안해 할건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김고은이 정해인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하던 대사다. 문득 릴스를 내리다 나의 눈에 띈 대사가 마치 내가 나에게 하는 말 같이 느껴졌다. 집도 해결했고, 직장도 해결했고 회사 내에서도 단단히 업무를 해내고 있음에도 무엇이 그렇게 불안하고 무엇이 그토록 널 불않게 하는건지. 그렇게 7월을 왜 불안해 하며 마무리했는지 나 스스로에게 묻는 것 같았다. 


부디 8월은 그러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더 더워지는 만큼 혹은 다들 휴가도 가고 화려하게 즐기는 만큼 나에게 동반되는 반동으로 찾아올 타지에서의 외로움으로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처음으로 3일간 쉬어봤는데 여자친구와 통화할 때를 빼고는 입을 떼어본 적이 없음을 자각하지 못할 만큼 어쩌면 외로움에 무뎌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무더위와 폭염이 찾아올 8월. 나의 마음은 바닷가 바람을 쐬며 선선한 바람이 불기를 바래본다. 스스로 질타하지 않고 고생한 나를 안아주며 스스로를 다독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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