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폭풍전야

입원 전 프로젝트

by 고여사

Ep 14. 가족여행


결혼 5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고

친정부모님과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노선을 선회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묵묵하게 도움 주시는 부모님 두 분과

그리고 부모님의 유일한 벗 쿠마와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외동딸로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잘 자라 일찍이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던 딸이었는데,

그런 딸을 어른 만들어준 하나뿐인 사위가 아플지도 모른다니

부모님의 마음은 오죽하셨을까.


안면도의 큰 별장 같은 건물을 빌려 3일 동안 우리 가족은 함께 했다.


갯벌 속에 자꾸만 숨어 들어가는 게도 잡고,

바베큐도 구워 먹고,

새벽까지 아이들과 보드게임도 하며 tv도 보았다.


참 즐거웠다.


다들 무슨 생각을 했을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Ep 15. 맛집 탐험


수술을 하고 나면 위가 없어질지도 모르고, 췌장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있으랴.


남편과 나는 수술 전까지 먹고 싶은 건 후회 없이 먹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라 하니 거창 해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 기준엔 대단했다.)


수술을 하고 나면 우린 어떤 걸 먹지 못할까 생각하며

순위를 정해 가며 맛집 탐험을 다녔다.


어지간하면 한식, 중식, 일식 모두 코스요리로 즐겼다.

배가 터질 것 같아도 터질 만큼 먹었다.


진짜 배를 곧 찢을 텐데 말이야...

터져도 다시 꿰매어주시겠지라는 가벼운 농담도 줄곧 했다.


입원 전 금식 전날의 마지막 점심은 곱창으로 선정되었다.

가장 소화하기 힘든 음식, 당분간 꽤 오랜 시간 못 먹겠지 싶어서


고소하고 쫀득하게 구워진 곱창을 먹는데 마음이 참 이상했다.

곧 몸속을 파헤쳐질 사람을 앞에 두고 이걸 먹고 있는 게 맞나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앞에 앉은 예비환자는 씩씩했다.

한 판 다 먹고 후식으로 볶음밥까지 볶아 먹었다.

배가 터지거나 말거나


집에 돌아와 야식으로 회 한판을 시키고 우리는 입원을 위해 짐을 싸기로 했다.

드디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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