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그리고...
작가의 말 - 25. 9. 20
- 연재를 하던 중 꽤 오랜 시간 연재를 중지하였습니다.
사실 이 날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게 아직은 많이 힘들었고,
그날을 생각하는 게 아직은 좀 어려워서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꺼낼만한 용기가 생겨 딱 3년 여가 지난 오늘, 다시 키보드에 손을 얹어봅니다.
Ep 16. Trick or Treat?
2022년 10월 18일. 입원 전날
입원 전 날 밤.
언제 집에 돌아올지 모르는 남편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다.
당시 32개월, 20개월 정도 된 두 딸을 두고
나보고 독박 육아를 하라니...
곧 할로윈 데이가 오기에 집을 할로윈 테마로 꾸밀 테니
얼른 해골모양 풍선에 바람 넣고, 저기에 양면테이프를 붙여달라 바쁜 지시를 했다.
10월 31일이 되기까지는 앞으로 열흘.
10일 뒤에 남편이 집에 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포장할만한 적당한 핑계였다.
역시 남편은 군 말없이 묵묵하게 노동을 해낸다.
Ep 17. 엘리베이터 앞에서
2022년 10월 19일. 입 원
평소처럼 아이들 등원을 시키고,
부모님께 하원을 부탁드리고
나와 남편은 서울로 출발한다.
드디어 입원일이다.
나는 운전석에 앉아 조수석의 남편 손을 마주 잡았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미세한 나의 떨림이 전해졌을까,
잠깐의 침묵 속에서
남편은 내 손을 잠시 놓고 플레이리스트를 재정비한다.
우리의 학창 시절, 남편의 군시절을 함께 했던 티아라 노래를 선택한다.
유난히 신나고, 들뜨게 하는 멜로디 투성이다.
병원까지 가는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아무 생각도..
코로나가 한참 극성이던 시기,
간호간병통합병동이라는 제도가 생겨 보호자 없이도 환자 혼자 입원이 가능하다.
어린아이들이 있던 우리는 고민의 여지없이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선택했다.
입원을 하기 위한 수속도, 심지어 병동 출입마저 함께 하지 못한다.
입원병동으로 가는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보호자는 이제 돌아서야 한다.
입원환자임을 알려주는 바코드를 인식하고 통과된 남편만이 홀로 병동에 올라간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밝은 모습으로 손 흔들며 인사하는 남편을 도저히 계속 쳐다볼 수가 없었다.
혼자 남겨두고 돌아서야만 하는 그때의 기분은 정말 참담했다.
때로는 냉정함이 가장 깊은 곳의 슬픔을 보여주는 도구인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홀로 돌아오는 길,
남편과 함께 신나게 부르던 티아라 노래를 다시 틀어놓고
내내 서럽게 울었다.
그렇게도 서럽게 펑펑 울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