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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재 Aug 03. 2024

여의도 자산운용사 대표들 중에는 건축과 출신이 많다

건축사의 커리어, 트랙에 대한 단상 (2)

#여의도 자산운용사 대표들 중에는 건축과 출신이 많다


부동산 금융업계에 사람들의 면면을 살피다 보면 생각보다 건축설계 전공자가 꽤 많다. 학부를 졸업하고 파이낸스로 취직한 경우, 건설사를 다니다 이직한 경우 등 케이스들이 많은데


필자가 대학원 입학 전 인턴을 했던 자산운용사 대표님의 경우 건축대학을 졸업하시고, S 물산을 다니시다 해외 부동산석사 그리고 유명한 R금융사에 다니시다 투자운용을 업으로 하신 분이 계신다.


특히 빌딩을 거래하는 자산운용사 혹은 리츠의 경우 건축과 출신을 뽑는 경우가 있다. 해외의 경우에서도 비슷한 케이스들을 볼 수 있는데 내 은사이신 Kevin Gray 교수님은 건축가임에도 월스트리트에서 뱅커로 일하셨고 지금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가르치는 분이시다.


그분이 매 봄학기마다 초정하시는 리더들 중에는 Charles Row Lowrey라는 분이 계신데 건축가로 본인의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던 분이 MBA 과정을 밟고 지금은 Prudential의 Global CEO로 재직 중인 거물도 있다.


이렇게 설계를 전공하였음에도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Charles Lowrey 대표에게 “건축사 자격증이 필요한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만약 피벗팅을 원한다면 일찍 하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만약 타 산업을  염두하고 있다면 가능한 석사 이전 혹은 커리어의 시작부터 새롭게 쌓아가는 것도 좋겠다. 물론 그게 어려운 경우에는 중간과정을 거쳐서 가는 방법도 있으니 커리어란 어렵고 어떤 방식으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 매니저들


주변 특히 테크회사로 이직을 성공한 케이스들은 두 가지 경우를 보았다. 하나는 코딩을 배워서 엔지니어로 가는 경우, 둘은 UI/UX로 가는 경우이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업 아니 빅테크처럼 다국적대기업을 가는 경우, 회사는 수익의 일부를 복지에 씀으로써 직원들이 얻게 되는 베네핏과 연봉 등은 특정 산업의 1위 기업에 가는 것보다 훨씬 만족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주변 경우는 석사과정을 통해 요즘 각광받는 테크분야(ML AI) 간 케이스를 보았는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점, 그리고 그건 건축분야 업계와 완전히 작별한다는 점이란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개중에는 건축과 연을 이어가는 분들도 계신데 실무를 하며 습득해야 하는 지식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전통적인 스튜디오 튜터링에 관여하여 페이퍼 아키텍트를 양산하기보단, 새로운 학문을 이끌어가는 분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비판을 남겨본다.


내 동기는 지금 커리어 방향을 Product Designer - Product Manager로 잡고 있는데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 중에 있다. 실리콘 밸리에 있다 보면 이 직업군의 매력에 대해 여실히 느끼기 마련! 외국인으로서 하나의 어려움은 신분에 따른 직업 선택의 제한인데 영주권이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터미널로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커리어트랙이라고 생각한다.


#돈 잘 버는 양복 입는 건축가들, 디벨로퍼


아무래도 부동산 금융 쪽, 개발 쪽에 관심이 있다 보니 글의 내용 또한 쏠리는 감이 있다. 이해를 부탁드리고 만약 당신이 이미 석사를 끝냈고 건축가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면 피벗팅을 할 수 있는 방향은 아마 디벨로퍼 혹은 디자인 매니지먼트가 아닐까 싶다.


선배님들 중에서 이 커리어트랙을 선택하신 분들이 있고 개인적으로 정말 멋지고 나도 그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한다. 디벨로퍼는 한국어로는 시행사라고 부르는데, 개발기획부터 금융을 일으키고, 설계회사, 건설사를 사업을 시행하고, 전략에 따라 엑시트까지 건설 사업의 코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대기업 건설사들이 주도하는 아파트 사업이 있겠다만, 국내 시행사의 규모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허드슨 야드를 한 Related Companies, 송도 개발을 한 Gale, 브룩필드 등 수조 원 단위의 국가규모 부동산 사업에 많은 건축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시행사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경우는 보통 디자인 매니저 혹은 개발 매니저의 역할인데, 큰 프로젝트의 경우 고난도 설계와 프로젝트의 수익모델을 align 하는 역할들을 하게 된다.


선배님들 중 한 분은 유수의 건축설계회사에서 10년 넘는 경력을 쌓으시고 B사의 Vice President로 계시는데 이렇듯 Owner Rep으로서의 커리어를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테크니컬 한 경험과 개발금융의 이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경험이다. 우리 회사에서도 디렉터 레벨의 프로젝트 매니저 한분이 시행사로 옮기게 되었는데 보통 10년 이상의 전문가들이 피벗팅을 하게 된다.


건축 그리고 부동산 분야의 특징은 경력이 쌓일수록 커리어가 확장된다는 점인데, 디자인만 잘하는 건축가보다 다양한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 시대의 방향성과도 맞는 게 아닐까 싶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유명해지지 않는 한 매니저의 역량을 기르는 것은 필수불가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건축가의 커리어, 트랙에 대한 단상


각자의 속도, 선택과 방향성이라는 말이 있다.

건축가의 가장 큰 장점은 일에 대한 만족감과 영속성 그리고 나이테가 늘어갈수록 더욱 울창한 수목이 된다는 점일까.


건축을 계속하기로 선택을 한, 이 글을 보는 당신은 어쩌면 이미 대학원 유학을 고민했거나, 하였거나 아니면 이미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계신 선배 건축가분들일 것이다. 다음 올리는 글들은 지금 내가 일하는 곳에 오기까지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의 선택에 영향을 준 생각과 가치판단들을 사람들과 나눠보고자 한다. 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과는 조금은 다르거나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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