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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하루 Sep 08. 2024

Ep 7. 하루의 시작

눈을 찌르는 햇살과 찬 공기가 아침을 알린다.


 어제 새벽 시경. 분명 월요일 아침 일곱 시에 알람을 설정했건만,


여느 때처럼 십 분 뒤 축 늘어진 몸을 힘겹게 일으킨다.




 아침이다.


수도 없이 겪었지만 월요일 아침이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사실 아침은 모든 이에게 환영받는 시간대는 아니다.


특히 중, 고등학생일 경우에는 아침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 혐오할 정도다.


똑같은 시간표대로 늘어선 지루한 수업을 견디고 나서도 쉴 틈 없이 오후 시간에 들어찬 학원.


이에 더해 산더미 같은 숙제와 고사 준비에 치여 사는 학생들은


어쩌면 아침을 좋아할 수 없도록 설계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이른 시간대, 특히 월요일 아침에 모두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이유다.




드라마나 소설에서 등장하는 아침이란


무릇 판타지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잠옷을 입고 화사한 커튼을 활짝 열어젖히며


(이따금 주변 동식물에게 말도 건네가며.)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는, 그런 시간이리라.


어린 마음에 나도 크면 이렇게 될 거야, 하는 유치한 생각이나 하곤 했었다.




하지만 때론 현실은 잔인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겠다는 헛된 희망을 꿈꾸었던 적도 있었지만,


개학이 일주일도 안 되어 포기했고


그토록 바라던 상쾌한 아침은


시끄러운 알람 소리와 부산스러운 아파트 소음에 덮힌 채


희뿌연 연기가 가시길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 내가 상상하는 '그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면,


기꺼이 제시간에 일어나 뭐든 할 마음이 들지 않을까.


설령 그것이 월요일 아침이라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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