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옥 저
출간 전, 출판 과정을 다룬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출판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했고, 실제 책을 쓰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난 뒤, 올해 초 드디어 책을 출간했다. 출간 과정을 직접 겪고 나니 그 흐름이 보다 선명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출판의 전 과정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내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책쓰기부터 출판까지, 그것도 출판사 편집장이 직접 알려주는 내용이라니.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더블앤 편집장인 송현옥 님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잘했고, 특히 수학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수학 선생님의 애정을 듬뿍 받아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울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는 통계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정보처리기사 1급 자격증도 취득했지만, 진로는 IT가 아닌 글쓰기와 인연이 닿았다. 작은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취재 기자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세 곳의 출판사 편집부를 거쳐 자신만의 출판사인 더블앤을 창업했다. 그는 "결국엔 모든 건 사람"이라는 믿음 아래, ‘나’, ‘일상’, ‘건강’, ‘성장’, ‘돈’에 관한 책을 23년째 만들고 있다. 가끔은 여행, 취미, 교육과 관련된 책도 기획하며, 언젠가는 베스트셀러를 ‘터뜨릴 예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베스트셀러를 터뜨릴 예정’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었다. 왠지 나와 닮았달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책쓰기부터 출판까지의 전 과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다룬다.
내용은 ‘책쓰기의 넓고 얕은 지식’과 ‘출판 계약과 책 만들기’ 두 파트로 나뉘며, 출판 실무에 대한 실제적인 설명이 풍부하다.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제목이다. 그다음은 작가 소개, 그리고 머리말(프롤로그)이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설명한다. 책을 쓰게 된 배경과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글이다. 이 부분만 읽어도 책의 전체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지, 아니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괜찮은 책인지도 알려주면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책을 쓸 때, 본문을 먼저 써야 할까? 아니면 머리말이나 에필로그를 먼저 써야 할까? 저자는 머리말을 먼저 쓰고 본문을 이어가길 권한다. 그리고 본문이 완성된 후, 머리말은 다시 다듬으면 된다고 한다.
목차는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다. 저자는 무리하지 말고 자신이 즐거운 방식으로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나도 책을 써보며 느꼈는데, 이 부분은 AI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는 챕터를 45개로 나누고, 각 장마다 810개의 꼭지로 구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꼭 정해진 형식이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장편소설은 챕터 없이 번호만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어떤 책은 아예 챕터 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책을 쓸 때, 어떤 꼭지를 제일 앞에 둘 것인지도 큰 고민이다. 저자는 가장 임팩트 있는 글을 앞에 두라고 권한다. 목차를 짤 때는 좋아하는 책의 목차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인터넷 ‘목차 미리보기’ 기능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다.
책 한 권 분량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얇고 가벼운 책은 A4 기준 30매 정도로도 한 권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책 전체 분량’보다 ‘글 한 꼭지의 적정 분량’을 먼저 아는 것이다. 평균적으로는 200쪽 분량의 책 한 권을 위해 A4 기준 약 60매 정도의 분량이 필요하다. 원고지로는 약 530매 정도라고 한다.
초보 작가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은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독자가 읽고 싶어하는 글’ 사이의 거리다. 개인적으로 쓰는 일기는 자신만 만족하면 되지만, 독자에게 공개되는 글은 반드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것이 일기와 에세이의 가장 큰 차이다.
편집 과정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인디자인이다. 따라서 한글 파일에는 오직 텍스트만 담고, 이미지 파일은 별도로 제출하면 된다. 한글 파일에 사진까지 모두 넣어 작업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책이 출간된 이후, 나는 “어떻게 그런 대단한 일을 해냈느냐”, “글을 어쩜 그렇게 잘 쓰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어렵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서평에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글을 못 쓰는 건 글을 못 써서일까, 아니면 생각 정리가 되지 않아서일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글을 쓰며 나 자신이 치유되는 경험, 그래서 꼭 글쓰기를 해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나 역시 이 점에 깊이 공감한다. 글을 쓰면서 내면의 감정과 감성이 흘러나오고, 그로 인해 나는 위로받고 성장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은 한 문장을 쓰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한 문장을 쓰면 두 문장, 세 문장… 결국 하나의 꼭지를 쓰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된다. 매일 A4 한 장씩 쓰는 습관을 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쓰다 보면 쓸거리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데,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에세이를 쓸 때 꼭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를 담지만,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긴다. 그렇기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나 역시 첫 책에서 모든 인물의 이름을 가명으로 바꿨지만, “혹시 그 이야기, 누구 누구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들었다. 그러니 더더욱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출판과 관련된 세세한 내용들을 폭넓게 담고 있다. 나는 출간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이라는 건 어쩌면 하나의 꿈이며, 시작이기도 하다. 나 역시 어릴 적 막연히 꿈꾸던 작가의 길을 이제야 걷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출판 관련 책도 정말 많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히 실용적이고 체계적이다. 편집자의 시선으로 구성된 만큼 더 세밀한 정보가 가득하다.
출판을 꿈꾸는 이들에게,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