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에필로그(Epilogue)

- 해제(解題)를 겸하여

by GIMIN

이 글은 세 차례에 걸쳐 선정했던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리스트에 올라간 거의 모든 음반을 다뤘습니다. 1998년 리스트와, 2007년 리스트, 2018년 리스트에 올라간 앨범은 (중복을 제외하고) 총 147장입니다. 이 글은 그중 143장의 앨범을 다뤘습니다.


이 글은 1998년 리스트 99위에 있는 『YOON DO HYUN』(1994)부터 2018년 리스트 1위에 있는 『사랑하기 때문에』까지 다뤘습니다. 순서는 (세 리스트에 중복으로 등재된 앨범을 제외하고) 해당 음반이 올라간 '최신' 리스트 순위를 (세 리스트 모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가령, 2018년 리스트에 오르거나 남은 앨범들은 2018년 리스트의 100위서부터 시작해서 순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8년 리스트에는 없는 앨범들은 바로 그 전인 2007년 리스트의 100위서부터 시작해서 순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8년 리스트에만 등재된 앨범들은 1998년 리스트의 100위서부터 시작해서 순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각 앨범 부제에 붙은 세 묶음의 일련번호는 각각 ‘1998년도 리스트 순위’ - ‘2007년 리스트 순위’ - ‘2018년 리스트 순위입니다’. 0은 선정하지 않았다는 표시이며, X는 해당 리스트의 선정 시기에, 대상 앨범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표시하기 위해 삽입한 ‘기호’입니다.


가령 2018년 리스트에서 1위에 올라간 『사랑하기 때문에』(1987)는 1998년 리스트에서는 7위, 2007년 리스트에서는 2위, 2018 리스트에서는 1위에 올라갔기 때문에, '7-2-1'이라는 숫자가 붙었습니다. 『Rough Draft In Progress』(2006)의 경우에는 2006년에 발매한 앨범이었기에, 1998년도 리스트에 올라갈 수 없었다는 의미로 'X'를 맨 앞에 두었습니다. 2007년도 리스트에는 이 앨범이 등극하지 않았으므로 '0'라고 표시했습니다. 2018년도 리스트에선 이 앨범이 93위에 자리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앨범에 'X-0-93'라는 일련번호를 붙였습니다.


글을 쓸 때 순서를 헷갈리지 않기 위해 이런 표기를 사용했지만, 각 리스트에 매겨진 순위를 살피면서 앨범 순위의 변화를 살펴도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런 용도를 처음부터 밝히지 않았습니다.


(임의로 설정한 일련번호가 붙은) 해당 리뷰의 제목엔 앨범의 제목(특히 초반의 제목)만을 명기했습니다. (불충분한 경우에는 재발매 반의 제목도 함께 표기했습니다.) 다만 비슷한 이름의 앨범이 많은 경우, 앨범 제목 바로 옆에 해당 앨범의 발매 연도를 함께 표기했습니다. 이는 음반을 음반 그 자체로만 만끽하시길 바라는 제 소소한 제언(提言)도 약간 섞여있습니다.


이 글에 적힌 앨범 제목은 나름의 검토를 거친 끝에 붙인 겁니다. 앨범의 제목을 뮤지션이 직접 넣지 않았을 시절에 나온 앨범은 타이틀곡의 제목만을 넣는 앨범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앨범의 제목’으로 인식하여 오기(誤記)한 앨범 리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리뷰를 작성하는 내내 이 점을 제 나름대로 충분히 검토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는 추후에 다른 글에서 다른 누군가와 함께 다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의 리뷰에 적힌 앨범은 전부 직접 소장한 앨범 CD를 리뷰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 모은 게 CD라는 이유도 있지만,) LP를 기준으로 삼으면 34장에 이르는 CD 앨범을 다루지 못하지만, CD를 다룰 경우는 (김수철 1집의 2곡과 송창식 앨범의 1곡을 합해) 단 3곡만 다루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LP만 존재하는 음반이나 음원의 경우, 베스트 앨범 CD에 실린 곡들을 리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LP에만 있는 음원은 간단하게 소개만 하거나 생략하는 방향으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이 글이 다룬 앨범의 곡 순서는 기본적으로 CD의 순서를 따르지만, 명백한 사유가 존재할 때에는 LP의 순서를 채택했습니다. 80년대 이전에 발매한 앨범의 CD 중에 원래의 곡 순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CD가 제법 많이 있습니다. (이 시대에 나온 CD 중에는 의도치 않게 앨범의 내용물과는 무관한, 전혀 엉뚱한 곡들이 들어간 CD 또한 있었습니다.) LP의 수록곡 순서를 리뷰의 대상으로 채택한 앨범들은 대체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를 채택했습니다.



*



이 모든 글은 총 아홉 파트로 나뉩니다.


첫 파트에는 1998년 리스트에만 올라간 앨범 리뷰를 묶었습니다. 당시에 해당 앨범에게 부여된 등수를 참고해서 이를 역순으로 배치했습니다. 28장의 앨범은 당대의 현실에서 선정위원이 고를 수 있었던 최선의 앨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파트에는 1998년 이후에 나온 앨범 중에서 2007년 리스트에만 올라간 앨범들의 리뷰를 한데 묶었습니다. 순서는 첫 번째 파트와 마찬가지로, 2007년 리스트의 순위를 역순으로 배치한 방식을 따랐습니다. 이 파트엔 겨우 4장의 앨범 리뷰 밖에 없습니다만, 지금 다시 자리를 회복해도 될 정도로 훌륭한 앨범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은 분량임에도 최선을 다해 듣고 썼습니다.


세 번째 파트에는 1998년과 2007년 리스트에만 올라온 15장의 앨범 리뷰를 묶었습니다. 듣는 내내 최근 리스트에서 탈락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앨범이 많았습니다. 대중음악 또한 시대정신이라는 맥락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예술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억지로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선에서) 이 앨범들의 새로운 가치를 나름대로 발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네 번째 파트는 1998년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그 뒤에 이어진 두 리스트에는 모두 올라간 (첫 리스트가 만들어진) 1998년 12월 이전에 발매된 앨범 여덟 장의 리뷰를 묶었습니다. 이들 앨범은 거의 재발굴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재평가를 받은 앨범이었습니다. 이 앨범들이 없는 ‘한국 대중음악 명반 리스트’는 그 어떤 리스트도 온전하지 못할 겁니다.


다섯 번째 파트는 2007년 리스트와 2018년 리스트에 올라간 1998년 이후 발매된 앨범을 묶었습니다. 소위 '홍대 앞 인디 뮤직 신(Scene)‘에서 나온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앨범과 (오버그라운드나 언더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자기 목소리가 뚜렷했던 '장인'들의 앨범이 여기에 함께 들어있습니다. 이들이 만든 앨범들의 목소리는 한국 대중음악이 맹목적인 추종이나, ’이식‘에 의해서만 건축된 것이 아님을 당당하게 선언했습니다.


여섯 번째 파트는 2018년 리스트에만 오른 1998년 이후에 발매된 앨범을 다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파트엔 윤상의 『CLICHÈ』(2000)와 할로우 잰의 『Rough Draft In Progress』(2006)만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앨범의 ‘성과’를 오롯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일곱 번째 파트는 2018년 리스트에만 새로이 등극한 1998년 이전 발매 앨범 리뷰를 담았습니다.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60~70년대의 거장과 90년대의 거장이 만든 앨범이 여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진작부터 조명을 받아야 했음에도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터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분명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한 장인들이었습니다. 리뷰를 쓰면서도 이 점을 강조하고자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덟 번째 파트는 2018년 리스트에 등장한 2007년 이후에 발매된 앨범 리뷰를 한데 묶었습니다. 최신 유행(?)의 스타일을 머금은 음악과 놀라운 신예들의 음악이 한데 얽힌 앨범들이 여기 다 들어있습니다. 이 앨범들은 (최근 리스트가 발표된 지 7년이 지난 지금에도) ‘지금’ 한국 대중음악의 지표를 아직까지는 잘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파트는 세 리스트에 모두 올라간 모든 앨범을 다뤘습니다. 기존에 이 앨범들을 다뤘던 비평들이 말하는 바나 영향력, 외부적인 조건을 되도록이면 줄이고, 새로운 말과 관점을 보태, 앨범 자체의 가치를 ‘오롯하게’ 조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다시 한번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5.11.13


KIMIN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8화『사랑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