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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빈 Jul 19. 2024

내가 일본에 취업했던 이유 (2화)

2화 : 졸업과 코로나로 인한 입국 금지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일본 기업에 내정을 받은 후, 비자 신청 및 재류자격 신청을 위한 절차를 제외하고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좀 나태해졌던걸까.. 반도체 강의 시간에 소방공무원 합격되었던 후배와 함께 맨 뒷자리에 앉아서 책을 봤었다. (내정된 놈들 두명이니 사실 나태해진건 맞다..)


아무튼.. 마지막 4학년 2학기에는 다른 과목들은 신경 쓰지 않고, 졸업 과제인 캡스톤디자인에 전념했다.

지금까지 이론으로 설계했던 것을 실제로 공정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어느 정도의 열효율이 나오는지, 그 열효율로 얼마 정도의 경제적 이익이 나오는지 계산하는데 주력했다.

혹여나 우리가 생각치 못했던 문제가 있진 않을까, 논문을 찾아보기도 했다.


발표 때마다 교수님께 털리고, 또 털리고..

3명의 팀이 수업이 끝나고 모여 밤까지 도서관에 모여, PRO/II라고 하는 프로그램과 엑셀로 계산을 했다.

이 후 11월에 학술제에서 최종 발표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1등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 후 공과대학 전체 발표회에도 올라가서 준비하고, 그렇게 마지막 학기가 끝나게 되었다.


마지막 학기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학술제 발표 당시의 나 (2019년)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당시 우리 팀 전시작품 (2019년)

코로나로 인한 입국 금지


졸업 이후, 나는 일본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본 출입국관리소에서 COE (재류자격증명서)도 발급되었고, 비자발급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때 코로나19가 터졌던 시기였다.


조마조마했었다..  

'이러다가 진짜 일본에 못 들어가는거 아닌가?'


금요일 오후에 내 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고,

정확히 다음 날 외국인에 대한 일본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일본 외무성의 기자회견이 올라왔다.

정말 간발의 차로 일본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일본 교양과목 교수님께도 여쭤봤지만, 한동안은 입국 금지가 길어질 거라,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강원도 고향에 내려왔지만, 일본 문이 열릴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

이왕 이렇게 된거,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았다.


전공이 전공인만큼, 학원 강사 뽑는 곳들을 찾아보았다.

마침, 천안의 한 과학 학원에서 화학, 지구과학 과목 선생님을 모집하는 것을 보고 지원하여,

천안까지 면접 시강을 하러 다녀왔다.


이 후 합격 연락을 받아, 천안에서 단기로 생활 할 수 있는 원룸을 알아보았지만,

그 근처는 전부 1년 계약이 기본이었기에, 고시텔을 알아보았다.

사방이 노래빠 등 유흥업소로 가득한 시끄러운 곳이었다.

환경이 좋진 않은 곳이었지만, 그래도 가격이 참 쌌었고,

걸어서 학원까지 3분 걸리는 가까운 곳이었기에, 그곳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천안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던 나는,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는 천안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 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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