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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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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글로업
Sep 23. 2024
시댁의 돈 계산법
신박한 계산법이로세
시댁은 유독 먹는 것에 진심이다.
맛집, 유명 셰프 음식, 고급 음식점을 주로 찾으신다.
(미슐랭 아니고 시슐랭ㅋㅋ)
내가
만삭의 임산부였을 때,
시댁식구들과 백화점 식당에 갔다.
웨이팅을 한 시간 넘게 해야 했음에도
시슐랭을 지향하는 그들은 그 시간을 견뎠다.
(눈치 챙겨... 제발 다른 데로 갑시다...)
딱딱한 웨이팅 의자에 앉아
나 혼자 도를 닦는다.
(크리스천이 도를 닦는 종교 대통합 현장)
ㅋㅋㅋㅋㅋ
한참을 기다려도 우리 번호는 불러주지 않는다.
아버님과 아가씨가 지루했는지
웨이팅라인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셨다.
한참 뒤...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사이좋게 들고
맛있게 먹으며 들어오셨다.
평소에 먹는 데에 관심이 없는 나지만,
만삭의 임산부는 늘 이유 없이 배가 고픈 법.
게다가 웨이팅에 지쳐
당이
떨어져 가는데,
둘만 아이스크림이라니 ^ㅗ^
아이스크림 콘을 열심히 먹는 두 사람을 보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아버님이 나를 보며 말씀하신다.
"너도 하나 사줄까?"
(아뇨... 그냥 집에 가고 싶어요.... ㅋㅋ)
(사주실 거면 처음부터 사주셨어야?!!)
드디어 우리 번호가 불렸다.
어머님이 메뉴판을 넘
기
다가
내 얼굴을 보며 말씀하신다.
"아들이
살
거니까~"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
"딸, 오늘 먹고 싶은 것 많이 시켜."
(이건 또 무슨 전개 ㅋㅋ)
(아들 돈으로 인심내기)
잘려 나온 한 덩어리 고기가 왜 시댁식구 덩어리에 끼지 못한 나로 보이는 건지...
"아들~~ 많이 먹어라~"
"그리고 살도 좀 빼라~"
(아니.. 어머님.. 오더는 한 가지만 하세요 ^^)
(많이 먹고 살을 어떻게 빼나요 ㅋㅋㅋ)
시댁식구와의 만남에 지치고
(1)
기나긴 웨이팅에 지치고
(2)
남편이 카드 결제를 하는 모습까지 보고 나니
(3)
김연아의
트리플악셀
에 동참한 것처럼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백화점 식당에서의 결제 금액은...
말해 뭐 해^^
후...
어지러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시댁식구들과 함께 타고 가는 차 안의 공기가 무겁다.
(나만 느끼는 무거운 공기)
(내 앞에만 이산화탄소 한가득인 느낌)
ㅋㅋㅋㅋ
아버님이 입을 여셨다.
"아들, 아파트 더 좋은 곳 알아봐서 옮겨갈 계획 세워봐."
남편이 말한다.
"돈이 있어야 옮기죠..."
그 말을 들은 아버님.
아들 얼굴을 힐끗 쳐다보더니 언성을 높여 말씀하신다.
"지금 나이 먹은 놈이 부모한테 돈 없다고 할 소리냐?"
"아빠한테 어떻게 해달라고????!!!!!"
응??!!!
ㅋㅋㅋㅋ
이렇게 내 태교는 또 똥망했다.
히히
그나마 시부모님과 아가씨만 만날 때는 양반이었다.
시댁식구들은 가족 단위로 뭉쳐서
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할머니, 큰시이모가족, 진짜 시댁.
(간혹은 외삼촌네 가족도 함께다.)
(다행히 제주 이모네는 거리상 불참)
시댁식구 전체가 모이는 날은,
고급 레스토랑은 가지 않았지만,
인원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결제 금액이 상당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설마 했지만,
밥을 다 먹고 나니,
시이모가 한마디 거드신다.
"우리가 얼마나 애지중지했던 조칸데..."
(저는 애지중지 안 하셨을 텐데....)
"조카가 우리 대접해야지~!"
(롸??!!)
더 재밌는 건
내 눈을 바라보며 말씀하신다.
(눈싸움 붙자는 건가?)
(찌릿)
두 가지 사건을 보며 깨달았다.
시댁에서 돈을 계산하는 방식은
반기를 들만한 사람 눈을 바라보며
(그게 바로 나야 나~~)
기선제압하듯이 먼저 말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그렇게 말하고 나면 주변 시어른들은
남편 카드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동조하기 바빴고,
언제나 물음표는 나의 몫이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애가 호기심 대장인 건가 ㅋㅋ)
(알 수 없는 시댁에 대한 궁금증으로 무장된 태교)
(그랬구나아.... )
(그래서 네가 호기심 대장이구나아...)
(엄마가 글 쓰다가 알아버렸구나아....)
(쿨럭)
밥도 밥이지만,
아이 출산 후에
손주 장난감을 사주실 때도
재밌는 계산법이 등장한다.
평소 시어머니는 고급 옷에 고급 냄비까지.
소비요정처럼 보이는 인물이었다.
언젠가 어머님과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갈 일이 있었다.
카트를 끌고 어머님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데,
어머님이
시댁에서 아이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다.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바다 생물
장난감을 골랐다.
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
"뭐 골랐니?"
내 손에 들린 장난감을 보더니,
어머님이 앞에 있는
가격표를 한번 훑어보셨다.
아무 말 없이 돌아서시더니,
다른 곳으로 가서 나를 부르신다.
"글로업아! 이거 어떠니?"
딱 봐도 금방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장난감을 들고 서계신다.
가격표를 봤다.
<<1,000원>>
천 원 ㅋㅋㅋ
여긴 마트다.
어머님
은 어린 시절,
숨바꼭질 천재였음이 분명하다.
마트에 천 원짜리 장난감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한 번씩 아이 옷에는 돈을 쓰시는데,
마트에서 며느리와 함께 장난감을 고르니
며느리 선물 주는 것 같은 기분이셨을까?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해되시는 분 구합니다?!!)
(설명 좀 ㅋㅋㅋ)
이렇게 늘
시댁에 대한
궁금증만 품던 나에게
시댁과의 관계의 새로
운
국면이 펼쳐진다.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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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시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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