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업 Sep 30. 2024

시댁스트레스로 부부상담센터에 찾아가다.

상담센터에서 마신 사이다

시댁에 찾아가는 서비스 제공한 후에,


내가 새롭게 운 전략은 "상담"이었다.




언제 다시 과거의 시댁 횡포가


펼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부상담을 찾아갔다.




여전히 코로나가 심했고,


둘째 임신 중이었기에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큰애를 낳고 겪었던 일을


둘째 출산 후에 다시 겪는다 생각하면


상담이 절실했다.

(제발 날 좀 살려주소...)




코로나 감염의 위협보다 두려운


시댁 돌변의 위협.


마스크를 쓰고 인생 처음으로 상담센터를 찾아다.








한 상가에 위치한 상담센터.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가다 센터를 발견하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끼이익!"

(?!)

(상담 센터 문 열리는 소리)

(조심히 열던 내가 더 놀람)

(태아도 놀람)

ㅋㅋ




센터는 고요하기 짝이 없었다.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조용히 상담센터 내부를 스캔했다.


마치 장독대 색깔의 혼수를 원했던 시부모님의 집처럼


장독대 색깔의 소파, 줄줄이 서있는 서양란 화분,


7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상패까지.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초등학교 때 교장실 스타일이랄까 ^-^)


(불길)






그때, 60대는 족히 되어 보이는 상담사가


돋보기안경을 콧등 아래에 얹어두고


안경 너머로 우리 부부를 훑어봤다.

(이런 기분은 또 처음 느껴보네...)

(결혼하고는 모든 것이 낯섦의 연속 ^^)




상담사가 방으로 들어오라며 우리 부부를 안내한다.




자리에 앉은 우리 부부.


갑자기 우리 부부 앞에 놓인 컴퓨터 화면을 켜더니


본인이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이며,


받은 상들을 얘기하며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 상담사인지 어필했다.

(상담사 자랑타임 스타트!)


(흡사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급...)


(쿨럭)





아무리 자랑을 해도 반응이 없자,


한 사람씩 검사지를 나눠 주더니


한 명은 본인과 면담,


한 명은 밖에서 검사지를 작성하란다.


(묘하게 혼나러 온 너낌스..ㅋㅋ)


(상담 센터 너마저....)


(켁)







내가 먼저 면담에 당첨됐다.


상담사에게 그간 시댁과 신혼여행을 함께 간 일,


연락과 방문 지옥 스토리 등을


래퍼 아웃사이더 빙의하여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하소연했다.





여전히 콧등 저 아래에 안경을 쓰고 있던 상담사는

(이럴 거면 안경 왜 쓰신...?!)


나를 안경 너머로 쳐다보며 운을 뗀다.


"시댁이 정상이 아니네?!"

(맞는 말인데, 당신도 정상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만..)

(후비적)








그렇게 나와 남편의 면담을 번갈아가며 한 뒤,


상담사는 우리 부부를 함께 앉혀두고


검사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정적) (고요)

(................)




"나 몇십 년 동안 상담하면서

이렇게 서로한테 적대감 없는 부부 처음 보네..."

(저도 상담받은 적 없지만)

(반말로 상담하는 사람 처음 보는 거 같은데...)

^^




그런데 상담사가 갑자기 언성을 높인다.


"아니 근데 왜!!! 신혼여행에 시댁식구들이 같이 가요?"


"어??!!!"

(산모 깜짝, 태아 깜놀)

(살살하세여... 애 떨어지겠네...)




"아니 코로나시국에


시댁식구들 자주 만나는 게 말이 돼요?"


"아니 코로나가 아니어도! 마찬가지야~!"




"일 년에 명절 2번, 부모님 생신 2번 정도."


"집이 가까우면 그 정도!"




"집이 먼 경우에는 명절 2번, 특별한 날 1번!"


"1년에 3번!!!!!!!!"


"딱 그 정도만 만나세요!"


(횟수 줄여주는 건 좋은데...)


(무슨 논리?!!)


(답정너 스타일)





"이건 독립이 안된 거야~"


"부모가 놔줘야 하고, 안 놔줘도 알아서 나와야지!!!"


"여긴 이모들까지 안 놔주네?!!!"




우리 가정을 시댁에서 놔주지 않는다며


상담사가 극대노를 하기 시작했다.

(왠지 내가 달래줘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




(이 모든 얘기를 어느 누구 끼어들 틈주지 않고)


(상담사 혼자 열불 내며 말했다.)


(상담사도 래퍼인가... ㅋ)



분명 남편은 혼나고 있고,


나 나름 사이다는 마셨다.

(속이 좀 시원해졌다는 얘기.)



그런데 호통 화법에 내가 자꾸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배속 아기도)






아하하...


내 상담 이대로 괜찮은 거야?


또 어디로 흘러가려고 이러나....


후.....







다음 편에서 계속!









이전 13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사과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