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배풍등
한여름의 땡볕 아래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야생 식물들을 본다. 요즘 나는 걷는 중에 만나는 이 작은 생명들에게서 큰 위로와 배움을 얻고 있다. 비가 온다고, 덥다고, 힘들다고 숱한 이유를 대며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포기할 때가 많았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식물들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 모습은 마치,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해내는 삶의 자세를 조용히 보여주는 듯하다.
오늘 산책길에서 만난 배풍등도 그런 존재였다. 덩굴을 타고 올라 하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고 있는 모습이 작고 조용했지만, 분명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새의 귀한 먹이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귀한 한방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특히 배풍등은 전초(全草)부터 뿌리, 열매까지 온몸이 쓰임새가 있는 식물이었다. 해독 작용은 물론, 관절통이나 치통을 다스리고 눈을 밝게 하는 효능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이 식물이, 그 이름과 쓰임을 알게 되자 훨씬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배풍등의 사진을 찍고, 이름을 알아보고, 약용 식물로 쓰인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알아가는 즐거움'은 배움을 더 깊이 있게 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늘어날수록 산책길에서 만나는 야생화 하나하나를 더 오래, 더 즐겁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산책길이 곧 멈추지 않는 작은 배움터가 된 셈이다.
온몸을 내어 타인을 이롭게 하는 배풍등처럼, 나 역시 조용하지만 쓰임이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타인의 삶에 작게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 모두가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꿔가도록 돕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 이러한 다짐과 배움을 담아, 나는 오늘도 걷고 기록한다.
땀을 흘리며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식물들처럼, 나도 꾸준히 나의 길을 걷고 나의 몫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작은 자연이 매일 들려주는 그 조용하고 끈기 있는 응원을 들으며, 그렇게 나의 길을 걷는다.
#미소빛나식물드로잉일기 #드로잉일기 #배풍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