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의 산소에 잔디를

토편지

by 심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빗방울이 조용조용히 내리면 좋으련만 요즘 빗줄기는 거칠어서 상처를 남기지요.

그 탓에 시할아버지와 시아버님의 산소에 붉은 흙이 알몸을 보였다니 그냥 둘 수가 없었어요.

남편과 하루 날짜를 정해 산소에 잔디를 심기로 하였습니다.


"잔디부터 일단 사와야 할텐데요. 어떻게 하려고요?"

남편은 인터넷으로 잔디를 구매할까 궁리를 하는 지 여기저기 검색을 하는 눈치였어요.

그러더니 뭔가 마땅찮은지 잔뜩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번에는 오프라인 업체를 뒤적뒤적 찾아보는 기색이었어요.


"아하! 장모님 모시고 다니는 유성시장 근처에 잔디를 전문적으로 파는 업체를 본 것 같아요."

낯빛이 환하게 밝아진 남편은 곧바로 잔디를 파는 상점에 전화 통화를 하였어요.

(오히려 온라인 업체보다 훨씬 저렴하게 팔고 있다고 하네요)

그 다음날 이른 새벽시간, 막히는 출근시간을 피해서 남편은 부랴부랴 잔디를 사왔어요.


그사이 산에 갈 채비도 만만치 않았어요.

지게에 낫과 호미에 삽, 산에서 마실 물과 모기를 쫓을 기피제까지 꼼꼼히 챙길 게 하나둘이 아니었거든요.

추석이 다가오는 이맘때 산에 모기는어찌 그리 극성스러운 지 긴팔에 긴바지 사이 조그만 틈만 보이면 윙윙거리면서 달려들어 빨갛게 물어버리죠.

더하여 간단히 술과 명태포를 따로 담아두었야 했고요.

오고가는 길에 절을 올려야하니 빠뜨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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