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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죽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1984 - 조지 오웰 (1949)

by Heart M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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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고전 소설을 막 열심히 읽기 시작했던 2020년에 처음 만났던 작품인데, 코너스톤 출판사에서 나온 <동물농장>과 세트로 된 걸 구입했었다. 그 때 얼마나 가슴을 졸여가며, 손에 땀을 쥐며 읽었는지! 주인공 윈스턴과 줄리아는 안 들키고 끝까지 사랑을 지키며 절대 권력을 뒤집을 수 있을까? 오브라이언은 진짜 정체가 머지? 이 두 가지 질문에 완전 꽂혀서 완전 몰입해봤던 기억이 난다. 너무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아 당시에는 서평을 쓰기가 버거워서 결국 쓰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서평 안 쓴걸 정말 후회했었지..

그러던 중, 소전서림에서 진행하는 [읽는 사람]의 고전 소설 서평단이 되어 <1984>를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주인공 윈스턴은 오세아니아 런던에 살고 있는데 정부 기관 당원인데 현재에 맞춰서 과거를 조작하는 일을 한다. 이 세계는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세계로 곳곳에 빅 브라더의 대문짝만한 포스터가 붙여있고 거기엔 “빅 브라더가 당신을 보고 있다”가 써있다. 또한 실내 야외 모두 포함해서 텔레스크린이 설치 되어있는데 그 기계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과 소리를 모두 감시하고 있다. 지켜보고 엿듣는 것만 아니라 계속 끊임없이 당에 관련된 노래나 소리들이 나온다. 도시는 너무나 지저분하고 모두가 궁핍하다. 주변국인 유라시아와 이스트아시아와 계속 전쟁을 하는데 어떨 때는 유라시아와 동맹을 맺고 이스트아시아와 전쟁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이스트아이사와 동맹국이고 유라시아와 적이 되어 전쟁을 하고 있다. 현재 전쟁하고 있는 나라에 따라 윈스턴은 과거의 기록들을 계속 수정한다. 평소 몇 명정도 사망할 수 있는 정도의 로켓포가 거리에 심심치 않게 날라온다. 빅 브라더가 지배하지 않았던 50년전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윈스턴은 군중인 프롤만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고 그럴 때 당이 무너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는 줄리아라는 여성 당원을 만났고 사랑과 성욕을 인정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 둘은 몰래 만나 밀애를 즐긴다. 이걸 시작하는 순간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것을 느끼나 둘 다 멈추지 않는다. 골동품 가게의 2층을 빌려 그곳을 둘만의 아지트로 삼는다.


윈스턴은 당원으로 일하나 당에 대한 저항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사상죄로 하지 말아야 할 '일기쓰기'까지 한다. 그는 우연히 믿음직스럽게 생긴 한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데 그 사람은 오브라이언으로 내부 당원이다. 윈스턴에게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주소를 써 주고 윈스턴은 줄리아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간다. 그 곳에선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을 통해 빅브라더에게 저향하는 세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그를 더욱 신뢰하게 된다. 오브라이언은 저항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비밀을 공유하지 않고 누군가 위험이 생겼을 때 보호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그 저항세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책>을 윈스턴에게 보내주겠다고 하고 그는 그 책을 받아 가슴 깊이 동의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열심히 읽었다. 그러다 그는 골동품점 2층에서 줄리아와 있을 때 당원들에게 습격을 받았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잘 해주고 그 방까지 빌려주었던 골돌품점의 주인인 차링턴씨가 사상 경찰임을 그제서야 알게 된다. 윈스턴과 줄리아가 멀쩡한 상태로 상대를 보는것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윈스턴은 잡혀가서 어마어마한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겪었다. 그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그들에게 자백하고 또 자백했으나 그들은 그에게 계속 고통을 주었다. 그러다 심문하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그곳에 오브라이언이 있었다. 오브라이언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다이얼을 돌려 그를 고문했다. 오브라이언은 상대가 어쩔 수 없이 고통 때문에 굴복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원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듣도록 상대를 개조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자신의 생각이 뚜렸했던 윈스턴은 쉽게 그들의 뜻대로 2 더하기 2는 5라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오브라이언은 대놓고 윈스턴 머리에 충격을 주고 그의 정신을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101호’방으로 보내는데 그곳은 윈스턴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인 쥐가 있었고 그들이 장치를 해놔서 마음만 먹으면 그의 얼굴에 바로 쥐들이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윈스턴은 정말 엄청난 공포를 느끼며 자기 대신 줄리아에게 이것을 하라며 외친다. 처음에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이 부분이 정말 끔찍했던 기억이 강렬히 난다. 그는 그의 안에서 무언가가 꺼져 버렸음을 느꼈다. 그 후 그는 잠시 풀려나와 줄리아를 우연히 만났는 데 둘은 예전의 서로가 전혀 아니다. 서로 상대를 배신했음을 확인하고는 헤어진다. 그 후 윈스턴은 정말 개조된 사람처럼 빅브라더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총살당해 죽음을 당한다.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조지 오웰의 역사와 정치에 대한 통찰력이 정말 크게 보인다. 조지 오웰은 실제로 전제국가 경찰로 일했기 때문에, 직접 그 사회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그 세계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을 확실히 잘 꿰뚫고 있는 듯 하다. 그의 통찰력은 윈스턴이 읽은 <그 책>에 대한 설명 안에 잘 보인다.


전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 누구랑 하는지 중요하지가 않다. 전쟁으로 사람들이 과잉으로 만든 물건들이 사용되어진다. 그런 적당한 긴장감이 사람들을 더 나라에 충성케한다. 개인이 개인으로 살지 않고 오직 당을 위한 삶으로 산다. 계급은 상층부 중층부 하층부로 되어있는데 중층부는 가끔 전복하여 상층부를 점령하기도 하지만 하는 짓은 둘 다 똑같다. 하층부만 그대로 있다. 이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가 풍요로워져서 평등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이런 통찰력도 놀라운데 언어에 대한 작가가 세운 새로운 규율도 인상적이었다. '빅브라더' 세계는 신어를 만드는데 최대한 언어를 간추려 생각의 폭을 좁혀서 사람들이 사상죄를 아예 짓지 못하도록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말은 역으로 우리가 다양한 언어를 계속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고를 크게 확대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윈스턴 개인의 스토리에 몰입해서 봤었다면 이번에 읽을 때는 그 사회가 보이고 미친 권력이 보였다. 죽음이 반드시 존재하는 개인이 영원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없애고 국가 자체가 되면 영원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실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윈스턴은 인간다움을 찾는다. 그것은 정말 인간이라면 갖는 본능이리라. 그는 그래서 너무나 무식하고 천박해보이지만 인간다움을 가지고 있는 군중인 프롤에게만 희망이 있다고 확신한다. 비록 그들이 그것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보이지만...


내게 이 작품이 섬뜩하게 느껴진 건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이 '빅브라더' 체제와 공통점이 꽤 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재와 다름 없는 정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나마 아직 군중들이 무지하지 않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계속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되면 '빅브라더' 세계와 점점 닮아갈 것이 보여 두렵다. 제발 투표할 때 나만의 이득을 계산해서 투표하지 않고 사회를 생각해서 투표 했음 좋겠다.


너무나 비참한 세계의 이야기인데 현재 우리나라도 점점 그러한 조짐들이 보여서 더 두렵고 암울했던 <19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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