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ったこと、
あめが降ること
ゆきが降ること
ふたつ重なりゆめが降ること
알게 된 것은,
비가 내리는 것
눈이 내리는 것
둘이 겹쳐 꿈이 내린다는 것
- 바바 코타(馬場こうた), <동쪽 하늘(東の空)>
나와 남자친구는 각기 한국인이고 일본인이지만 둘 다 독일 함부르크에 살고 있다. 나는 원래도 일본어를 조금은 할 줄 알았지만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우리는 둘 다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은 남자친구가 한참 선배다. 위의 단가(短歌) 또한 남자친구가 본인의 블로그에 발표한 것. 이 시를 쓰게 된 데에는 한가지 이야기가 있다.
작년 12월 초, 나와 남자친구는 폴란드 북부의 그단스크로 여행을 갔다. 그단스크는 몇 년 전 나 혼자서 여름에 갔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기억이 아주 좋아서 이번에 남자친구와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가 여행하던 내내 날씨는 꽤 추웠고 비와 눈이 섞인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나는 그 진눈깨비를 가리키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비(雨, 아메)와 눈(雪, 유키) 중에 어떤 단어를 써야하나 잠시 헷갈렸다. 그래서 나온 말이 "꿈이 내리고 있어(雪が降ってる, 유메가 훗떼루)"였다.
단순한 말실수에 불과한 일이었지만, 남자친구는 그 말을 듣자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더니 "아름다운 말이네"라며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가 이 일을 그저 웃고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두서없이 내뱉어졌던 말들은 시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꿈이 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래의 사진들은 그 꿈이 내리던 거리의 짧은 단상들이다.
검은 밤, 알알이 흩날리며 내리던 꿈.
그단스크 구시가지의 광장.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아름답다. 같은 북부의 항구 도시라 해도 이런 점은 함부르크와 사뭇 다르다.
카페 Drukarnia. 천장에 독일어로 "So es Gott behagt, besser beneidet als beklagt(별일이 없는 한, 질투를 받는 것이 불평을 듣는 것보다 낫다)"라고 쓰여있다. 찾아보니 상인들의 오래된 속담 같은 것이라고. Drukarnia는 폴란드어로 인쇄소를 뜻하는데 과거 실제로 인쇄소로 경영되던 곳이었다고 한다. 왼쪽 사진처럼 로컬 예술가들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하얗게 얼어붙은 창문과 대조되는 연둣빛 몬스테라. 잎이 깨끗하고 말간 게 귀엽다. 정말로 온실 속의 화초로구나.
아늑하고 행복한 커피 타임. 나는 더워죽어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편인데 저 날은 순전히 궁금해서 에스프레소 토닉이란 걸 시켜보았다. 결과는... 음. 내 취향은 아닌 걸로. 차가운 게 문제가 아니라 크랜베리와 토닉워터와 에스프레소가 (내 입맛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폴란드 여행을 네 번이나, 그 중 세 번은 각기 다른 도시에 가봤으나 여태껏 폴란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Josef K. 바 내부의 인테리어와 음악 선곡이 평범함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좋았던 곳. 동유럽의 북쪽 하늘은 그렇게 반짝이며 얼어있었다.
동쪽 하늘(東の空) 원문 출처: https://note.com/hkotabb/n/n3b42ee52a6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