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꿈글 Jun 23. 2016

엄마의 택배

#가족이 나에게 - 가만히 앉아 얻어먹는 나쁜 딸

커다란 스티로폼 아이스 박스에

엄마가 빼곡히 들어있다.

"우리 엄마 알뜰하게도 넣어보내셨네~"


"호박농사 풍년이라더니 진짜네~"

"된장찌개에도 넣고, 부쳐먹고, 수제비에도 넣어먹어~"



"사위랑 손녀가 좋아하는 감자~"

"사위는 쪄먹는거 좋아하고, 손녀는 감자튀김 해달라네."



"몸에 좋은 치커리 많이 먹어. 아욱은 된장국 끓이고. 풋고추가 어찌나 실한지."

"삼겹살 사러 가야겠어~"



"엄마가 만든 딸기잼이네?"

"윤슬이 잘 챙겨줘."


택배를 열어 정리하며

엄마랑 통화를 했다.

감기도 아닌데 코가 맹맹하다.


택배가 아니라 엄마의 분신들이 왔다.

한 2주 쯤 엄마랑 같이 살 것 같다.


가만히 앉아 얻어먹는 딸이지만
게을러 안 해먹어 버리는 거 없이
알뜰살뜰 잘 먹을께요^^




매거진의 이전글 곰보배추를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