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사랑스러운 보드카~
지난 20년 동안 열 번을 넘게 오스틴에 왔었지만 여름시즌에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늘 가을날씨 같은 겨울에 오다 보니 텍사스의 여름이 얼마나 더울까 걱정했는데 도착한 지 2주가 지나니 어느새 이곳 날씨에 많이 익숙해진 듯하다.
이번 주 초 갑자기 한여름에 우박이 떨어지는 신기한 현상을 겪기도 했지만 역시 텍사스의 여름은 만만치 않게 뜨겁다는 것을 매일매일 실감하며 지낸다.
평상시에도 맥주를 좋아했긴 했지만 40도가 육박하는 오스틴의 날씨는 매일매일 맥주와 친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텍사스주 여러 지역의 맥주와 오스틴 로컬맥주 그리고 세계 각지의 주류가 함께 모여있다고 하는 TOTAL WINE 에 가보기로 했다.
Total Wine 은 미국전역에 체인점을 둔 대표적인 주류전문점이라고 한다.
그동안 이 근처는 많이 와봤었는데 왜 한 번도 방문해 볼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했고 다양한 술들로 가득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우리 가족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이 있다.
바로 Goodnight Loving Vodca라는 텍사스산 보드카다.
이 보드카 회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로 직원들이 아닌 회사대표인 부자가 직접 나와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두 분도 비즈니스차 한국에 온 적이 있다며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보드카 하면 러시아가 생각났는데 세계적으로 인정해 준 보드카 중 2022~2023년 모두 선정됐다고 하니 부자의 자부심이 보통이 아닌 듯 보였다.
엄마께서 가족대표로 원샷 시음하시고 음주기념사진을 남기셨다.
Goodnight Loving Vodka~
잘 자요~ 사랑스러운 보드카~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술이었다.
다음으로 내가 만난 건 Still Austin Wisky 다.
영어단어 Still 은 많은 의미가 있겠으나 뜻 그대로 직역해 보면 "여전히 오스틴"이다.
20년이 넘게 바라본 오스틴은 늘 변함없이 따뜻한 도시이며 Still Austin을 마시면 그러한 편안함을 더욱더 느낄 수 있다는 뭐 내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해 본다.
사실 평상시 위스키는 잘 마시지 않아 술맛은 잘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예술가적 감각이 느껴지는 위스키병의 레이블이었다.
알고 보니 Still Austin 은 2015년에 설립된 증류회사로 모든 제품을 100% 텍사스에서 재배된 곡물로 생산하며 위스키 라벨의 그림은 오스틴의 유명한 아티스트 마크미크히르트 의 작품이라고 한다.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미 Still Austin 은 우리나라의 위스키 마니아들에게도 많아 알려진 보드카였다.
게다가 위스키의 제조과정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일정도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입맛에는 세 가지 종류 중에 맨 왼쪽 스파이시한 맛이 나는 위스키가 젤 입맛에 맞는듯했다.
위스키에서 매운맛이 난다니..
신박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전 세계의 술뿐만 아니라 술과 관련된 용품들도 많았다.
그중에서 텀블러계의 람부르기니 라는 YETI 텀블러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YETI는 텍사스주에서 출발한 아웃도어 전문장비 대기업으로 본사가 오스틴에 있다고 한다.
유행의 선두주자 한국인들에게도 이미 보온 보냉으로 유명한 제품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국캠핑족들에게 이미 유명한 상품이었다.
때로는 시원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1석2조의 텀블러다.
한참을 돌아보다 만난 프리미엄라인에는 생전 처음 보는 고가의 술들도 많았다.
4000불이 넘는 술? 이런 비싼 술을 사 먹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마가리타종류도 많았다.
이곳은 주말마다 오후 1시~3시까지 이렇게 시음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열린다고 한다.
애주가들에게는 주말에 필수코수인듯하다.
좋아하는 술을 한잔씩 시음하며 술의 나라에서 즐겁게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어른들의 천국임에 분명했다.
놀이동산에 놀러 온 아이들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179불 프리미엄 텍사스 고가위스키도 눈에 띈다.
텍사스의 상징 LONE STAR (외로운 별)라는 위스키 로고가 텍사스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제 내가 제일 궁글 했던 텍사스 로컬비어 쪽으로 향했다.
정말 많은 텍사스산 비어와 오스틴 비어들이 넘쳐났다.
한 달 반동안 이 많은 맥주를 마셔보는 건 힘들 것 같고 우선 오스틴에서 나오는 맥주부터 마셔보기로 하고 제부의 추천으로 오스틴 로컬맥주 LIVE OAK를 골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길에 처음에 방문했던 GOODNIGHT LOVING VODCA에 다 시들려 보드카를 구입했다.
우리 가족이 다시 찾아주자
사장님은 반가워하며 우리가 구입한 보드카에 메시지를 남겨주셨다. ㅎ
"BE THE LOVING"
사랑을 실천하자.
"TEXAS LOVES YOU~"
텍사스는 당신을 사랑한다~
갑자기 우리 가족은 사랑 고백을 받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석을 안고 나오듯 행복한 모습으로 술쇼핑을 마치고 나온다..
덩달아 우리 가족도 행복해졌다.
집으로 돌아와 동생표 캘리포니아롤과 함께 먹어본 오스틴 로컬비어 LIVE OAK는 두 가지 맛이 났다.
맥주전문가가 아니어서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으나 쌉싸름한 맛뒤에 느끼는 5초간의 단맛이 혀끝에서 느껴졌다.
어쨌든 "오스틴 로컬비어 중에서 너를 만나 행복해~" 라며 인사를 건넸다.
4년 만에 다시 온 오스틴은 정말 Still Austin 이 맞다.
여전히 멋진 어스틴이다..
어느 나라 술 파는 곳에서 이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
이곳은 술을 파는 곳이 아니라 행복을 파는 곳이다.
들어가면서 행복하고 나오면서 더 행복해지는 술의 천국이 오스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