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자 Dec 10. 2024

아엠 어 티시

여행 갈 땐 맛있게 입자

패키지여행을 결정하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뭘 입고 갈까?"일 것이다.


그만큼 패키지여행복장은  출발 전부터 고민이다.


나 또한 손님들께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서비스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며 생각보다 다양한 옷과 소품들을 준비해 간다.


여행은 때때로 한국에서는 자신 있게 입지 못하는 옷도 맘 편히 입을 수 있는 자유를 준다.


그러나 그런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40일간의 유럽배낭여행시절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티셔츠와 청바지차림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주변관람객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멋지고 화려한 차림으로 왔지만  그저 편안한 옷만 준비해 왔던 나는  공연과 어울릴만한 의상 하나정도를 챙겨 오지 않았음을 많이 후회했다.


한국에서는 입기 힘든  등까지고 섹시한 원피스를 입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때의 후회 때문일까?


나는 손님들께 사전여행준비를 안내해 드리며 편안한 옷도 물론 필요하지만 최대한 자신을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옷  한두 벌 정도는 준비해 오시라고 권해드린다.


여행할 때만큼은 또 다른 내가 돼 봐 야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심지어 나는  평범하게 입으신 손님들의 소품이 될만한  여러 장의 스카프를 준비하는 극성을 떤다.

멋진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스카프만큼 좋은 소품이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의 성향이 다르니 무엇이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편하기만 한 여행의 복장은 그저 쌀밥에 간장하나만으로 비벼 먹는 것과 같다.


알록달록한 고명을 얹여 더 맛있어지는 비빔밥처럼 자신을 뽐낼 수 있는 개성 있는 복장은  때때로 어느 여행지에서는 나를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2003년 국민교복으로 매출 1위에 등극한  노스페이스의 등장은 한국인들의 여행복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았다.


그 당시  공항에서 만난 손님들은 노스페이스를 입지 않으면 출국금지를 당하는 법이라도 있는 것인 양 노사모(노스페이스를 사랑하는 모임) 들로 북적였다.


심지어 외국에서  함께 행사하는 운전기사는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은 다 전문산악인들이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들의 눈에는 오시는 손님들마다  산악전문가들만 입는 고가의 노스페이스를 색깔만다르지 비슷한 디자인으로 입고 다니시니 그런 생각을 할 만도 했다.


그래도 유행은 흘러 흘러 이제는 노스페이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스포츠용품브랜드들이 그때 그 시절과 다르게 편안하면서도 디자인의 다양성과 미적감각까지 갖춘 제품을 끊임없이 생산해 낸다.


이제는 더 이상 몇십만 원씩 하던 이쁘지 않고 개성 없는 등산복을 입고 산악인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아 다행이다.




지중해 동쪽에 위치한 그리스 산토리니에 간다면 푸른 바다와 하얀색 건물 그리고 파란 지붕에 어울릴만한 파란색과 하얀색의 옷과 소품들을 준비하자.


영원히 기억될 인생샷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멋진 공연에 입을 섹시한 원피스도 한벌 가져가보자. 예상치도 못했는데 멋진 공연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행운은 준비된 자의 몫이다.


나를 최대한 밝혀즐수있는 옷을 준비해 가자.


살면서  나 자신을 뽐내 볼 수 있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다.



여행지에서의 의상은 소금과 같다.


소금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여행은 싱겁고 밋밋하다.


나는 맛있는 여행이 좋다.


여행할 땐 맛있게 입자


당신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입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