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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웅진 Aug 06. 2024

- 아톰 그리고 아틀라스

데츠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1952)

데츠카 오사무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부터 지금도  진행  중인 중동 전쟁까지를 소재로 전쟁의 의미를 고찰한 만화 『아돌프에게 고한다』를 비롯한 진지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런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답게 <아톰>도 상당히 무거운 내용을 종종 다루고 있다.


'로봇 3원칙'에 따라 노예나 물건으로서 부려지는 로봇들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아톰의 후원자인 오차노미즈 박사가 주장한다든가, 로봇으로 하여금 '로봇 3원칙'을 무시하게 만드는 회로인 오메가 인자를 장착한 아톰의 쌍둥이 로봇 아틀라스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틀라스는 아톰에게서 부정적인 요소만 뽑아내 만든 경상(鏡像:  그것에 견주어 어떤 것을 잘 알 수 있는 것) 같은 존재, 아톰과 대비되는 존재다.

위인으로 치자면 아톰이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라면, 아틀라스는 맬컴 엑스라고 볼 수 있다.




텐마 박사가 아톰의 완성을 목전에 두던 무렵,

텐마 박사의 경쟁자였던 와루프루기스 남작은 하수인인 악당 스컹크를 시켜 아톰의 설계도를 몰래 입수한다.

이 과정에서 사진정찰용 소형 곤충로봇(곤충형 드론)이 사용되는 점은 놀랍다. 하지만 그 곤충로봇(곤충형 드론)이 촬영한 정보가 마이크로필름에 담겼다는 점은 현재 시청자의 쓴웃음을 유발한다. 지금 같으면 곤충 로봇의 몸에 USB 케이블을 연결시켰을 테니까.

 어쩌면 SF 작가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현실 문명이 발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유명한 고전 SF 소설 <가지 않은 길>의 외계인들과 지구인들의 경우처럼 예전 SF 소설가들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 문명이 발전해온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각설하고,

와루프루기스 남작은 아톰과 디자인만 약간 다른 로봇인 아틀라스를 만들고, 아틀라스의 몸에 자신이 개발한 오메가 인자를 장착한다. 이로써 아톰의 형제 아틀라스는 소년 악당 로봇으로 완성된다.

와루프루기스 남작은 악당  두목인  스컹크에게 아틀라스의 교육을 맡긴다. 아틀라스의 인공두뇌에 몹쓸 정보를 잔뜩 우겨넣기 시작한 것이다.


스컹크에게서 살인, 파괴, 강탈 등을 교육받기 시작한 아틀라스는,

엉뚱하게도 와루프루기스 남작의 하녀 로봇인 리비앙에게서 “착하게 사는 길”도 학습한다.

리비앙의 원래 임무는 아틀라스가 스컹크와 함께 일을 나가지 않을 때 그를 관리해주는 것이지만, 아톰과 마찬가지로 본바탕이 텐마 박사의 아들인 아틀라스는 리비앙에게서 엄마나 누나의 정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리비앙의 영향을 받아 아틀라스가 자신의 목적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염려한 와루프루기스 남작은 트집을 잡아 리비앙을 파괴하는 데…….

청소 도중 값비싼 조각상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부수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하던 리비앙을 “내 물건이니까 내 마음대로다”라고 하면서 파괴한 와루프루기스 남작에게 분노한 아틀라스는,

와루프루기스 남작을 살해하고 스컹크를 쫓아버린 뒤 남작의 저택에 있던 설비로 리비앙을 살려내고 자신 또한 청년 로봇으로 개조한다.

 

와루프루기스 남작과 스컹크 때문에 인간을 증오하는 아틀라스는,

수정덩어리 모양의 전용 우주전함을 만든 뒤 그것을 리비앙과의 집으로 삼고 테러 행위를 일삼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리비앙의 끝없는 염려와 애정, 그리고 매번 충돌할 때마다 먼저 그를 설득하려드는 아톰에게 감화되어 자신의 우주전함을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의 우주전함과 충돌시키면서 아톰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비앙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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