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뭉게구름 피어난다.”
7080세대라면 아마 이 애니메이션 주제가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낄 것이다.
그렇다.
일본 문화 상품의 수입이 전면 금지되던 시절인 1982~1983년에 KBS에서, 1996년에 MBC에서 방송한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릴 것이다.
누더기 같은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맨발로 초원을 달리던 소년 코난과, 천재 과학자인 할아버지와 텔레파시로 소통하던 소녀인 라나, 단순-무식하지만 우직함과 우애가 넘치는 소년 포비, 기회주의자요 철저한 이기주의자에 기분파지만 천성은 나쁘지 않은 다이스 선장, 이지적이고 박력 넘치며 까탈스럽고 못된 것 같지만 은근히 정 많고 순수한 누님인 몬스리……
이들의 모습은 마치 한 세기 전 전원생활자들을 묘사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100년 전이 아니라 그 당시 세계인들이 두려워하던 암울한 21세기를 배경으로 했다.
그렇다.
서기 2008년 7월, 이 애니메이션상에서는 냉전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런 시대에 인류는 핵무기보다 수십 배 더 강력한 초자력무기로 전쟁을 벌여 자멸의 길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