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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웅진 Aug 26. 2024

- 외계인들마저 감동시킨 지구의 소프트파워

스튜디오 누에의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1982)




브리타이와 엑세돌, 난생 처음 키스를 보다!


브리타이 함대의 공격으로 마크로스의 레이더가 파괴되자 하야세 중위의 건의로 정찰대가 발진한다.

멤버는 정찰기 조종사와 하야세 중위, 그리고 소위로 진급한 히카루와 그의 밑으로 들어온 두 부하들…….

하지만 이들은 곧 브리타이 함대에 생포되고, 브리타이는 이들을 자신의 상관인 보돌 저에게 데려 간다.

보돌 저와 브리타이, 엑세돌 및 앞서 마크로스의 방송을 시청한 정찰병 세 명이 참석한 심문이 시작된다.




통역 장치로  이  소인족 포로들을 심문하던 그들은 '사랑'이나 '연애'  같은 단어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면서

"그런 게 무엇인지 직접 보이라"고 요구한다.

 이에 하야세 중위는 어쩔 수 없이 히카루와 키스하고……

그 순간 보돌 저 등은 마치 배용준과 전도연의 영화 <스캔들>을 대형 스크린으로 본 진짜 유생들 마냥 기겁한다.


그런데 경악하기만 하는 보돌 저와 달리, 브리타이와 엑세돌은 자신들의 그간의 삶에 대해 회의감을 갖는다.

아울러 정찰병들도 자신들을 소인화시켜 소인족의 전함에 잠입시켜달라고 제의한다.

 이   세  명은   하야세 중위 등이 탈출에 성공했을 당시  '전투의 와중에'  마크로스의 내부로 돌입한다.



  '용맹한 젠트라디의 세 용사들'은 전함 내에 마련된 마크로스 시에서 민메이라는 여성의 춤과 노래, 시민들의 아름답고 개성적인 복장(그들은 소인족이 기묘한 군복 체계를 갖고 있다고 오해한다),  남녀가 어우러져 함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삶에서부터 식당 아주머니의 푸근한 인심(소인족의 화폐가 없어 굶주리던 그들을 구제했다)까지 체험한 뒤 무사히 귀환한다.


이들의 보고를 들은 보돌 저는 이 소인족이 아주 먼 옛날 그들이 멸망시켰던 위험한 종족(이자 그들을   창조했던   자들)인 '프로토컬쳐'의 후예라고 판단하고 이들을 행성째 말살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 세 명은 자신들의 체험을 동료들에게 전파하고, 마침내 이들을 비롯한 여러 젠트라디 병사들이 마크로스로의 망명을 결심하는데…….









온 우주를 뒤흔드는 소프트 파워


국력을  크게  '소프트파워(soft power)'와  '하드파워(hard power)'로  구분한다.

'소프트파워'는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 미술품 같은 문화가 발산하는 힘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랑거리인 한류도 소프트 파워의 일종이다.

'하드 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기반을 둔 정치적 힘이다.


보돌 저는 젠트라디가 보유한 하드파워로 지구를 파괴하기로 결정했다.

지만  브리타이와 엑세돌을 비롯한 그의   부하들은 린 민메이로 대표되는 지구인들의 소프트파워에 “굴복하여” 글로벌 함장의 동맹 제의를 받아들인다.


불행하게도 마크로스만한 전함을 수백만 척이나 보유한 보돌 저는 한 발 앞서 지구 표면의 거의 대부분을  함포 일제 사격으로 파괴하지만,

글로벌 함장 등은 브리타이 등이 제의한 역공 수단을 차근차근 준비하는데……


그 무기는 다름 아닌 린 민메이였다.

린 민메이의 공연 영상을 우주 공간에   송출해  보돌 저의 남녀 병사들 모두가 보게 하는 것이다.

 이후 제작된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민메이 어택'으로 소개되는 이 작전은 보돌 저 함대의 근간을 뒤흔들고, 보돌 저는 자기 휘하의 전함들이 자신을 향해 주포를 쏘는 것을 보며 최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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