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베스트셀러 작가는 무슨 생각을 할까?

김영하 산문집 '말하다' '보다'

by 용수
004.png

용-하! 안녕하세요 용수입니다.

7월에 이어 8월 용수도 찾아왔습니다.

8월 용수 출발합니다!


저는 기억력이 안 좋아서 책을 읽고 나면 꼭 기록을 해놔야 그나마 이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이 책은 어떤 느낌인지 기억이 나는데요ㅎ_ㅎ

이렇게 기록하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저는 보통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 좋았던 구절을 표시해 놨다가 서평을 쓸 때 다시 읽고 옆에 생각을 적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나 브런치에 기록을 합니다.

저에게 독서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인데 읽고 나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면 아깝잖아요.

그리고 다이어리에도 별점과 짤막한 감상평을 남겨둬요.

아무튼 서두가 길었습니다.

이번 책은 7월에 읽었지만 기록은 8월에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글 쓴다는 변명을 저렇게 길게..ㅎㅎ)

아무튼 제가 하고싶은 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독서 흔적을 남겨놓는 건 꼭 필요하다는 것!


지난번에 읽었던 김영하 작가의 읽다에 이어

말하다 와 보다입니다.

이 산문집 시리즈들을 읽고 나서 김영하 작가님의

책이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산문집에서 많이 언급되는 고전 작품에 대해서도 읽고 싶은 욕망이 뿜뿜 생겨서 마담 보바리도 최근에 읽었습니다.

고전은 역시 읽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번 마담 보바리 서평 때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먼저 김영하 산문 말하다는 작가님이 했던 강연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연 때 보충이 필요했던 부분이라던가 못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여기에 숨겨진 의미는 뭘까?

작가는 뭘 말하고 싶어 하는 걸까?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소설은 꼭 뭔가가 숨겨져 있는 것이라기보다 그냥 '경험' 그 자체라는 말이 소설 읽기에 대한 부담을 훨씬 덜어줬습니다. 꼭 의미를 찾을 필요 없다. 그냥 읽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직접 하지 못한 경험, 혹은 아직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소설을 통해 겪어볼 수 있는 것

그거야말로 소설의 가장 큰 장점 아닐까 싶습니다.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럼 그냥 영화로 보면 안 되는 건가? 하는 물음표가 띠용 들 수 있는데요

거기에 적확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이미 다 세팅이 되어 있잖아요. 그 장면의 배경에는 어떤 색깔의 건물이 있고 주인공은 티모시 샬라메처럼 생겼고 옷은 예쁜 반팔 카라티고 심지어 어울리는 음악까지 깔아줍니다.

하지만 소설은 내가 내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만들어야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장면을 상상해 보고 소설 속 인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보면서 읽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그 인물들은 내 안에서 존재하게 되고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 중 정말 마음에 드는 이유⭐

지난번 '읽다'에서는 인간의 내면은 크레페 케이크 같아서

여러 경험을 통해 겹겹이 쌓여 고유한 내면을 만든다고 했는데요

비슷한 결으로 독서를 하면서 나만의 생각과 세계를 만들고

단단하고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를 하고 나서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주변에 도사린 유혹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유혹들을 떨쳐내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그리고 지구력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내는 것도 많은 품이 듭니다.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책을 완독하고 나면 좋았던 구절,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뭐 하나 얻어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멱살잡이 독서법: 가느다란 집중력을 꾸역꾸역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독서법

'보다'는 작가의 시선에서 본 여러 가지 사회현상이나 영화, 경험 등에 대해 말하는 책이었습니다.


'보다'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곳곳에 삽입된 일러스트였는데요..!

일러스트들이 특이하면서도 제 취향이라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기 시간을 헌납하면서 돈까지 낸다는 말에 괜히 움찔 찔렸어요.. ㅠ

시간의 소중함을 항상 기억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스마트폰에 빼앗긴 적이 너무 많거든요..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합니다ㅠㅠ

스크롤을 계속 내리면서

'이제 그만 봐야지, 책 펼쳐야지'라고 계속 생각만 하다가

'이제 진짜 그만!!'을 외쳐야지 손을 뗄 수 있거든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은 어딘가 섬뜩한 단어긴 합니다. 그래도 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죽음이 아주 멀리 있다고 생각하잖아요. 내일은 끝없이 이어질 거라고..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그냥저냥 흘려보내는 날도

분명히 있습니다.

사실 삶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하루하루 의미 있게 살려면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메멘토 모리!


생각해 보면 매일 연극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나는 사실 기분이 안 좋은데 기분이 좋은 척,

사실 이 일이 하기 싫은데 그렇지 않은 척,

그 사람이 썩 좋진 않은데 좋은 척

등등 마음과는 다른 얼굴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살아가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척'이 진짜 내가 아닌가?

착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서 스스로를 알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알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나 자신을 모르고 연기만 하다 보면 책에서 언급한

마릴린 먼로의 말처럼 연기가 끝없이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나라도 지금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나 오늘 기분 괜찮은데?(사실 아님)

이렇게 김영하의 다다다 시리즈를 모두 완독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읽었던 '읽다'가 가장 좋았어요.

독서에 대한 김영하 작가님의 생각이 너무 맘에 들었거든요.

그렇지만 '말하다'와 '보다'도 좋았습니다.

독서와 글쓰기, 여러 사회현상에 대한 작가의 관점 그리고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고전 문학과 김영하 작가님의 다른 소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책이었어요!

평소 김영하 작가님을 좋아하시거나 아니면 최근 독서에 흥미를 붙이신 분들, 흥미를 붙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keyword
이전 02화읽고 싶게 하는 책을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