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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by 김여생

오늘 아쿠아로빅 수업을 들으며 지금까지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왜 자꾸 몸이 물에 동동 뜨지? 했는데,
물속에서 계속 복근과 엉덩이에 힘을 주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왠지 자꾸 몸이 가볍게 느껴지더라니.
균형잡기가 엄청 힘들게 느껴지더라니.
몰랐다.
그냥 균형잡기 힘들어도 그렇게 하는 건가 보다 하고 말았다.

균형잡기에 좋은 운동인줄 알았다..
코어에 힘을 주니 균형잡기가 엄청 수월해졌다.
팔다리를 휘휘 내젓는 게 아니라 근육을 사용하면서 물 안에서 낮은 강도의 근력운동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 코어근육을 사용하는 동작들이 있긴 한데 어른들이 많아서 몇 개 없는 거구나 했다. 모든 동작이 다 근력운동이 되는 동작이었는데 말이지.)
'아 이거구나.'
수개월 만에 깨달아버린.
지금까지 한건 그저 유산소인 후후.
왜 강사님이 그토록 근력운동에 좋다고 하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깨달아버렸다.
'생각보다 더 좋은 운동이었잖아?'
조금 배웠다고 또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
쥐뿔도 몰랐는데 후후.
역시 배움엔 끝이 없다.
좀 아는 거 같다 느껴지면 또 새로운 것들이 나타난다.
요즘 계속 늴리리야 했더니 이 좋은 시간을 무위로 보내는 것 같아 조금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
근데 수업을 듣고 나니,
조금이라도 계속하다 보면 또 깨닫는 날이 오겠지 싶다.
내가 지금 하는 모든 일이 어느 순간이 되면 나에게 깨달음을 주겠지.
그러니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즐기고 싶은데 성격이 그렇지 못해서 그저 차분하게 기다려보기로 한다.
나의 고양이도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니 지금은 옆에서 배를 내놓고 탱크가 지나가는 것처럼 코를 고는 고양이가 되었으니.
아니 근데 고양이가 뭐 저렇게 크게 코를 골까.
이상하다.
예전 본가에서 키우던 강아지는 잘 때 이빨을 갈았다.
처음엔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는데 이빨 가는 걸 알고 얼마나 허탈했던지.
나와 같이 살면 애들이 잠버릇이 고약해지네.
귀여운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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