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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by 김여생

지금 마음에 불만이 있다.

불만이 있는 게 확실하다.

아니면 이렇게 또 무언가를 살만한 게 없나 하고 인터넷을 돌아다닐 이유가 없어!

에잇, 하고 핸드폰을 뒤집어놓는다.

어느 날부터 음이 복잡하면 자꾸 터넷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갑자기 마음에 요상한 바람이 불어 설레지도 않는 물건을 구입할 때가 있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순식간에 짐이 되어버린다.

쓰지도 않을 물건을 쓸지도 모르니까 구매하는 은 나중에 두 번 일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내가 자주 집안 물건을 리하는 이유다.

사용하지 않으면 얼른 필요한 사람에게 양도하는 게 좋다.

모든 게 내 맘대로 되면 그게 인생이겠냐만은,

무언가 결과를 내기까지 혹은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항상 힘이 든다.

노래 들으며 고양이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운동한다고 땀도 빼 봤는데 마음속 작은 알맹이가 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늘은 유독 속이 시끄러운 관계로 떡볶이를 먹는다.

이리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땐 매콤한 떡볶이를 먹어주는 거다.

떡볶이의 매콤함이 요리조리 속을 헤집고 다니며 다른 생각을 못하게 만드니까.

먹고 나니 흔들바위 같던 마음이 조금씩 잦아든다.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기다리면 되는데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다.

고양이는 덥다고 또 베란다에 대자로 누워서 응응댄다.

에어컨을 켜니 곧장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다시 대자로 철푸덕하고 누워버린다.

그 모습을 보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온다.

'정말 귀여워.'

마음속에 있던 작은 알맹이가 뽀각하고 깨진다.

불만 그까이꺼.

지금 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데 나를 방해해 부러.

에어컨 냉기가 집안곳곳에 퍼지며 시원해지자 고양이는 눈을 꿈벅꿈벅하다가 살살 잠이 들고 나는 쓰담쓰담하며 잠시 바라본다.

'불만보단 감사를 하자.'

이렇게 나의 고양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을.

매콤한 떡볶이를 와구와구 먹을 수 있는 이 시간을.


오늘의 불만 타파 완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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