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방에 무엇이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신이 나 보여 나인지 물었다
나일 테니까
나나를 반으로 갈라 더 큰 쪽은 나에게
양보하고서
너는 달콤하게 엎어져 있었다
먼지의 무게를 느끼느라
얕은 여름잠을 자느라
구덩이에 눕느라
나를 기르는 일을 잘 해낸다고 약속해
손아귀에 간신히 들어오는 나 역시
더 큰 쪽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지 알 수는 없었다
나의 손에 들린 더 큰 쪽의 나는
흘러내렸다
가방에 넣어두지 않아서
손목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 좋아서
외로움처럼 달콤한 것들이 들러붙어서
사백원 치의 나를 너에게 팔았다는 전보가 도착했는데
나는 그쪽에 있어?
나의 대사인줄 알았는데 너의 것이었다
문득 팔꿈치를 잡자
떨어져나간 부분이 모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