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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Not OK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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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노오 Jul 29. 2024

0. 경고

글을 시작하며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비는 종일 내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추어 베란다 외부 화단에 새들을 불러 모으기도 한다. 하늘을 보고 있자면 시커먼 구름 떼를 바람이 심히 몰고 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어디쯤 머물러 비를 쏟아낼지 그 정처 없어 보이는 길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픈 말은 2024년 7월 여름의 풍경은 결코 아니다. 지금 내가 진정으로 하고픈 말은 지금의 이 끈적한 기분을 적어도 한 달은 끌고 가야 함에 짜증이 잔뜩 나 있다는 것이다.


 생의 아름다움, 초록빛 생명의 번영, 기가 막힌 하늘의 풍경 따위는 내 관심사 밖의 일이다. 어제 널은 빨래는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으며, 건조기나 제습기 없이 살아가는 이 삶이 원망스럽고(집이 좁아 살 수가 없으니, "얼마 한다고" 따위의 말은 삼가기 바란다.) 갑작스레 고장 난 냉장고로 인해 대부분의 음식물을 쓰레기통으로 향했다는 이 현실에 짜증이란 짜증이 과포화 상태의 공기와 함께 온몸을 덮고 있을 뿐이다.

  

 내 앞에서 불행 따위의 단어를 논하지 말라. 불행을 인지할 만한 뇌의 기능은 이미 마비상태에 이르렀으니.


 다만, 한없이 터져 나오는 성질머리를 글로 풀고자 하니, 지금부터 이어지는 글들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읽고 나서 기분이 더럽다 하면 가차 없이  <뒤로> 버튼을 누르길. 그대 떠나도 내 아쉬울 것 없으니.



p.s 경고성 멘트를 날리면서도 과연 끝까지 연재글인 < - Not  OK >에 같은 어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나, 뭐 어쩌겠는가. 숱한 마무리를 못한 글 들 중에 하나로 남는다 하더라도, 나는 분명 여기 있었음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음에 만족하겠다. 앞으로  45일. 이 글은 어디로 가 있을까. 없이 웃으며 첫 장을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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