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월)
"어디 가는 거야?"
"명동 사채 사무실요."
"무슨 일로?"
"이 CD를 현금으로 바꾸려고요. 이미 연락해 놨으니까, 형은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이 가방에 돈을 넣고 나오면 끝나요.”
동인이 가방을 가볍게 쳤다. 현우는 커피숍을 나설 때 의식적으로 앞서 나갔다. 이런 행동이라도 해야 배당금을 받을 때 떳떳할 것 같았다.
‘하루 반나절 만에 3천만 원을 버는 나 같은 고급 인력이 어디 있겠어!’
얼굴에는 엔도르핀이 돌고, 걸음걸이에는 힘이 넘쳤다.
그들은 서둘러 택시를 탔다. 명동까지 가는 길은 교통체증이 심해 시간이 꽤 걸렸다. 근처에 다다르자, 동인은 사채 사무실에 전화해 정확한 위치를 물었다. 곧 방문하겠다는 그의 말에 상대방은 점심시간이라 밖에 나와 있다고 했다. 시계를 본 동인은 뭔가 문제가 생긴 듯 인상을 찡그렸다. 이어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금 사무실에 아무도 없대요. 우리도 점심 먹고 하죠.”
현우는 아침을 거른 빈속임에도 긴장 때문에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한가로운 식당에 들어갔다.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사내가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종업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그는 급히 뛰어갔다. 그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동인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동수 형, 그쪽에 만 원권으로 준비해 달라고 했지만 무조건 현금으로 받아야 해. 수표는 절대 안 돼. 만약 낌새가 이상하다면 화장실 가는 척하고 전화해. 알겠지?”
“걱정 하지 마.”
동수는 자기를 믿으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두 사람의 모습에 현우는 불현듯 첩보 영화의 긴박한 장면이 떠올랐다.
식사를 마친 후 동인은 커피숍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세 사람은 사채 사무실로 향했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누구도 동인의 지시와 통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박한 적이 없었다. 마치 전쟁에서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면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부하들처럼.
모든 작업은 동인의 각본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예외라면 차가 막혀 사채 사무실 방문이 점심 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 예외가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채 사무실은 주변 건물들에 비해 다소 낡아 보이는 6층 건물의 4층에 위치해 있었다.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렸다. 현우와 동수는 각각 대형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복도 끝에는 '금강기업'이라는 아크릴 간판이 눈에 띄었다. 동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노크했다.
“CD 교환 건으로 전화를 드린 사람입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찾아뵙기로 했거든요.”
“네, 연락받았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여직원은 사무적인 투로 대답했다. 그들은 어색하게 몸을 움직이며 소파에 앉았다. 여직원이 커피를 내놓았다. 사무실은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고급 도자기와 수석으로 꾸며져 있었다. 특히 중앙에 놓인 큰 책상은 화려한 나전칠기로 장식되어 마치 골동품처럼 보였다. 그때, 대머리 남자에게 여직원이 다가가 무언가 속삭였다. 대머리는 거드름을 피우며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키는 작고 똥배가 불룩했으며, 눈매가 날카로웠다.
“우 전무입니다. CD를 교환하러 오셨다면서요?”
그의 중저음 목소리에는 어딘가 거만한 느낌이 묻어났다. 몇 가닥 남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자 기름진 이마가 반짝였다.
“교환하실 금액이 얼마지요?”
“5억입니다.”
동수가 탁자 위에 CD 다섯 장을 올려놓았다.
“이게 전부인가요? 저희는 적은 금액은 취급하지 않고 보통 10억 이상만 거래하는데.”
우 전무는 교환 금액에 실망한 듯 무시하는 투였다.
현우는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쨌든 5억이 작다는 그가 거대해 보였다.
“오전에 통화할 때 그런 말씀은 없었는데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동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잠시 망설인 우 전무가 선심을 쓰듯 말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고, 오래 기다렸으니 교환해 드리지요.”
세 사람은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CD의 발행일자를 확인한 우 전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이 CD는 당일 발행된 건데, 오늘 바꾸시게요?”
사실 그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CD는 만기일 이전에는 은행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다. 이는 자기앞 수표와의 차이점이다. 이 기간 동안 은행은 CD 금액만큼 자금을 활용하고, 그에 대한 이자를 발행인에게 지급한다. 만약 급한 사정이 있다면 사채 사무실에 약 2%의 수수료를 주고 교환할 수 있지만, 오늘 발행된 CD를 당일에 현금으로 바꾸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발행한 날에 수수료를 손해 보며 다시 현금으로 교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CD에 관해 문외한인 동수는 안절부절못했다. 우 전무는 의심의 눈길로 동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곧 현우와 사내에게로 옮겨갔고, 순간 분위기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현우는 심장이 마구 뛰었다. 사내는 불안한 듯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넘겨야 해!’
현우가 마른침을 삼키며 정적을 깨뜨렸다. 아마도 저녁에 받을 배당금에 대한 의무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현금이 필요해서요. 만약 이 CD가 의심스럽다면 발행 은행에 진위를 확인해 보시죠.”
“음, 음.”
우 전무는 헛기침하며 자리로 돌아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잠실 K은행이죠? CD 담당자 부탁드립니다. 오늘 자 1억짜리 CD 다섯 장을 발행하셨나요? 맞다고요. 그러면 일련번호를 확인했으면 하는데요?…네, 알겠습니다.”
그제야 우 전무는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었다.
“문제가 없다고 하니 교환해 드리죠.”
현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능하다면 수표가 아닌 만 원권으로 모두 주셨으면 합니다.”
정신을 차린 동수가 ‘만 원’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은행에서 현금으로 찾으면 되니까요. 근데 이 CD의 발행인은 누군가요?”
“저, 제가 발행인입니다.”
“거래신청서는 가져왔죠?”
사내는 떨리는 손으로 봉투에서 거래신청서를 꺼냈다. 이를 본 우 전무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사본이 아닌가요? CD를 교환하려면 원본이 필요해요. 다시 은행에 가서 원본을 받아와야 합니다. 오늘 교환하려면 서둘러야 해요. 4시까지 도착해야 저희가 돈을 준비할 수 있어요.”
우 전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중얼거렸다.
“은행에서 실수로 원본과 바꾸었나 보네.”
사무실 벽시계는 2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세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급히 사무실을 나섰다. 6층에 고정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었던 그들은 비상계단을 이용해 아래로 내달렸다.
커피숍에 들어서자, 동인은 사채 사무실에서의 일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동수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갔던 적이 있었고, 아마 그때 전화로 보고했을 것이다.
동인과 사내는 한 탁자에, 뒤쪽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앉았다. 현우는 커피를 주문했다. 지금 마시는 커피는 부드럽고 깊은맛이 났다. 같은 커피라도 은행과 사채 사무실에서의 맛이 다른 이유는 긴장감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배당금이 눈앞에 아른거려서였다.
“이제 거래신청서 원본을 받아서 그 사무실에 갖다주면 끝나는 거지? 빨리 은행에 가야 하지 않겠어?”
“동인이가 다 알아서 할 거야. 걱정하지 마.”
조급한 현우와 달리 동수는 담배 연기로 도넛을 만들어 공중으로 날리며 여유를 부렸다.
'하긴, 낙천적인 성격이 너의 매력이기도 하지.'
동인이 손가방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 사내에게 건넸다.
“약속한 천만 원입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다음 일은 언제 있나요?”
“조만간 있을 겁니다. 그때 연락드릴게요. 저희가 드린 대포폰은 꼭 가지고 계세요.”
“물론이죠.”
사내는 환한 표정으로 돈봉투를 가슴에 품고 나갔다. 사내가 길 건너편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세 사람은 커피숍을 나왔다.
“지금 어디 가는데?”
“아마 이 근처에 동인의 차가 있을 거야.”
“차가 있으면 명동 갈 때 그 차를 타고 가지 그랬어?”
“너, 바보야? 그러면 바지가 우리 차 모양과 번호를 기억할 거 아냐. 자폭하라는 거야?”
현우는 ‘바지’란 사내를 지칭하는 말이고,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까닭을 이해했다.
대로변 골목을 돌아가자, 주차장에 번쩍이는 그랜저가 보였다.
‘며칠 전 1년 만에 만났을 때 왜 저 차를 타고 오지 않았을까? 일부러라도 자랑하고 싶었을 텐데… 여전히 나를 바지처럼 경계와 의심하고 있다는 거네.’
그는 이런 생각이 들자 섭섭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동인이 시동을 걸며 중얼거렸다.
“서두르지 않으면 늦겠어.”
차가 출발하자 동수는 사채 사무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자랑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K은행으로 가는 길은 차가 밀려 도심 한복판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냥한 내비게이션의 목소리가 그들을 점점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러다간 힘들겠어. 오늘은 은행에서 거래신청서만 받고 내일 처리해야 할 것 같아.”
동인은 3시를 가리키는 디지털시계를 보며 체념한 듯 말했다.
“동수 형, 저 S은행 앞에 차를 세울 테니 ATM에서 나머지 돈을 다 인출해 와. 일단 돈부터 찾는 게 상책이야. 어차피 명동 일은 오늘 힘들고 K은행은 마감 시간 내에 도착하면 되니까.”
동수가 재빠르게 현금 인출기 안으로 들어갔다. 현우는 조마조마하여 담배를 연신 피웠다. 열린 창으로 들어온 세찬 바람이 연기와 맞부딪쳐 회오리를 일으켰다.
그때 얼굴이 하얗게 질린 동수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동인아, 어서 출발해. 인출이 정지됐어!”
“무슨 말이야? 자세히 말해 봐?”
“사고 계좌로 나오더니 체크카드를 먹어버렸어.”
“벌써?”
놀란 동인이 급히 액셀을 밟았다.
“이상하네. 이렇게 빨리 터질 리가 없는데… 조금 전 잔액을 조회했을 때는 괜찮았는데, 어떻게 된 거지?”
운전대를 쥔 동인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교차로 건너편에 K은행의 돌출 간판이 눈에 띄었다. 원래 은행 앞에 세워질 차량은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100여 미터를 지나, 갓길에 정차한 동인은 지갑에서 K은행 과장의 명함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휴대폰 버튼을 천천히 눌렀다. 두 사람은 마치 죄인처럼 그의 눈치를 살피며 숨을 죽였다.
“K은행이죠? CD 담당 과장님과 부탁드립니다. 오늘 오전에 1억 CD 다섯 장을 발행한 사람입니다. 거래신청서 원본이 필요해서 그러는데 지금 방문해도 될까요?”
“어디세요! 빨리 오셔야겠어요. CD 교환으로 받은 자기앞 수표가 사고 수표로 접수되었어요. 그래서 CD 지급을 정지시켰고, 당장 와서 해결하셔야 해요!”
은행에서 친절했던 음성은 사라지고, 빚을 독촉하는 채권자처럼 날카로운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네, 알겠습니다. 곧 찾아뵙죠.”
과장의 다급함에 비해 동인은 차분하게 전화를 끊었다. 이어 휴대폰의 배터리를 분리했다.
“우 전무가 CD를 조회할 때는 이상이 없었고, 방금 사고 계좌로 나왔으니 조금 전에 사고 접수를 했다는 건데… 거래신청서 원본만 있었다면 완벽하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잖아. 길어야 2시간 차이로 실패했다니! 으, 으…”
동인은 상처 입은 야수처럼 신음을 냈다.
차 안은 연막탄을 터트린 양 세 사람이 피우는 담배 연기로 자욱해졌다. 갑자기 동수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봐! 내가 위험하더라도 저번처럼 현금으로 찾자고 했잖아! 그랬으면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을 거야. 애초에 일을 복잡하게 만든 게 잘못이야. 작업비만 몇천 날렸으니 이제 어쩔 거야?”
“형도 알다시피 통장이 부족해서 이체를 몇 번 못했고, 한 번에 거액을 찾으면 의심받을까 그랬지. 사채 사무실에서 CD를 바로 현금으로 바꿔 준다기에… 그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어. 내 불찰이야. 정말 미안해.”
동인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이 CD는 휴지 조각이 됐으니 네 마음대로 해!”
동수가 CD를 대시보드에 던지고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 순간,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현수 형, 아침부터 힘들었는데 아무 성과가 없어서 어쩌죠? 잘 됐으면 형 몫도 챙겨주려고 했는데….”
“괜찮아. 근데 동인아,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비자금 세탁이 안 된 거야?”
현우는 배당금이 날아간 허탈한 감정을 애써 감추며 물었다. 사실, 울고 싶을 정도로 속이 쓰렸다. ‘사고 계좌’, ‘지급 정지’ 같은 말을 들었을 때, ‘무언가 잘못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스쳤다.
“자세한 건, 이따가 말할게요.”
“응, 그래.”
조금 후, 동수가 찌푸린 얼굴로 돌아왔다.
“원본만 가져갔어도 지금 5억은 우리 손에 있었을 텐데….”
‘꽝!’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동수는 억울한 듯 주먹으로 글로브박스를 내리쳤다.
얼마나 달렸을까?
누구도 동인에게 목적지를 묻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원본을 가지고 명동으로 가야 했지만, 차는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도착했다. 길이 새로 포장된 듯 아스팔트에서 나는 휘발성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동수는 K은행 과장과 통화했던 휴대폰을 신경질적으로 짓밟고는 비닐하우스를 향해 던졌다. 허공으로 담배 연기를 내뱉는 동인의 축 처진 어깨는 길 잃은 나그네처럼 외로워 보였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실수야. 내가 놈을 너무 얕잡아 봤어.”
동인은 독백을 하고 차 안으로 들어와 디지털시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시계는 녹색 불빛을 발하며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아랫입술을 잘근거리던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해룡금융이죠? 사장님을 바꿔 주십시오. 오늘 5억짜리 잔고증명 사고가 있었죠? 제가 그 작업을 한 사람입니다. 지금 CD를 갖고 있는데 협상을 하고 싶습니다.”
“뭐라고예? 잔고증명 사고예? 우리 그런 일 없으니 헛소리 하지 마이소. 설령 그렇더라도 5억은 애들 껌값이니 당신 마음대로 하이소!”
‘딸깍.’
투박한 사투리가 쩡쩡 울리더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동인은 예상치 못한 상대방의 반응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식들, 구린 게 있으니 아예 시치미를 떼네. 자기들이 하는 일이 불법이니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를 못하니 아마 미칠 거야.”
“저쪽에서 세게 나오는 이유는 CD를 정지시켜 놓았으니 돈을 떼일 염려는 없다는 거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피사체를 걸면 나중에 돈을 찾을 수 있으니까.”
동수의 말에 그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시동을 걸며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화백 형님, 저 동인이에요. 사고 CD가 있는데 처리가 가능할까요? K은행 CD인데 1억짜리 다섯 장이에요. 적어도 절반은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그렇게는 못 받아.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만약 후려치는 업자라면 다른 곳을 알아볼 겁니다. 형님, 일단 만나서 얘기해보죠.”
스피커폰에서 나오는 사내의 목소리에 동인은 단호하게 응수한 후 전화를 끊었다.
“또 아는 사람이 있어?”
“아니, 없어. 장난치지 말라고 그냥 한 소리야.”
동인은 손을 휘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