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내 세상 06화

돌아가는 세상

내 위주로 세상

by 쏘리
화면 캡처 2024-11-24 160422.png




태어나서 그 누가 주인공 한 번쯤은 안 해보고 싶을까? 내향적인 성격이나 외향적이나 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막상 판을 깔아주면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내 나름대로 치고 빠지고 했던 것 같은데 낄낄빠빠가 잘 안 됐나? 껴야 할 때 안 끼고, 빠져야 할 때 안 빠졌나? 엇박을 좋아하는 나란 사람.


재미 빼면 동력을 잃어버리는 사람. 하루에 세 번을 못 웃으면 엉덩이에 뿔이 나는 사람. 근데 내 직업상 웃으면 안 되는 분야인가? 나는 또 생각했다. 죽음의 문턱에 놓여진 사람들하곤 농담따먹기를 하면 안 될까? 작은 그 옅은 웃음이 잠시나마 환기를 해줄 수 있다는 걸 모를까? 나는 보통 진지한 분위기가 싫어서 농담을 던진다. 물론 케미가 안 맞거나 너무 진지한 사람들은 나를 가볍게 보겠지만 내 주파수를 케치하는게 어려웠던 걸까? 어떤 사람은 찰떡같이 티키타카가 되고 어떤 사람은 또 너무 진지해서 어긋난다.


그 사람 잘 못도 내 잘 못도 아니다. 그냥 코드가 맞지 않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나는 추파를 던지지 않는다. 또 반대로 상대방도 내가 안 맞을 수 있으니 붙잡지 않는다. 놔준다. 강요하는게 죽기 보다 싫은 나는 강요 받는 것도 강요하는 것도 싫다. 자유의지가 얼마나 중요한데. 인생은 한 번이라서 내가 나다울 때 제일 행복하다. 그 시간들이 겹겹이 잘 쌓여있어야 그렇지 않은 날도 잘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좋은 걸로 덮어버리려 어디 놀러가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나는 하루에 세 번은 꼭 웃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세 번은 하늘을 봐줘야 한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일 땐 인위적으로라도 벽에 하늘 사진을 붙여두거나, 노트북 배경화면을 하늘로 해두거나 아니면 하늘을 그리기도 한다. 창문없는 사무실은 나에게 감옥과 다를 바 없었다. 창문이 있었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창문이 없으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그래서 벽에 붙였던 건데. 유치해 보였나? 어쩔 수 없지 않나? 시설과 불러서 창문 좀 뚫어주쇼. 할 수도 없고, 부르고 싶지도 않았다.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바람도 쐬고, 면담이 꼭 상담실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라서 근처 공원가서 얘기를 나눌 수도 있고 뭐 그렇다. 그래서 카페에 가기도 했고, 푸드코드에서도 얘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참 꼰대스럽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도 다른 상황들이 펼쳐질 수 있는데 그게 매우 아쉽다. 너도 나도 따라 할 순 있지만 자기만에 색깔도 어느정도는 첨부하고 특히 자기가 어떤걸 좋아하는지 알아야 더 명확하게 첨부할 수 있다. 피처링이 아니라 메인으로 하고 싶다면 말이다.


아무튼 내 세상은 꽃밭이였고, 표정이 무표정한 사람을 보면 뚱한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이 웃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기도 하고, 웃기는 건 일도 아니다. 내 입담에 오줌 눌 뻔한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다. 물론, 직급이 같아야 하고 코드가 맞아야 한다. 나는 논문 조별모임에서 교수님이 피드백 줄때도 아무생각없이 했던 추임새에 선배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대참사가 일어날 뻔 했다고 했다.


그래서 난 딱딱한 분위기가 싫고, 암울한 대한민국이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내 주변엔 웃긴 사람들로만 채우고 싶었는데 이제는 내려놨다. 어차피 내가 웃기면 그만이라서 근데 또 웃음만 채워가고 싸가지 없는 종자들 앞에선 입도 뻥긋 안 한다. 배은망덕한 기집애들.


딱딱하고 험악한 세상을 나열할 수도 있지만 내 책에 굳이 또 암울한 내용을 나열하면서 일침을 두긴 싫다. 그런건 이미 많이 썼기도 했고, 내가 바라는 세상은 그냥 경조증 정도는 되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너무 우울하다. 경조증은 해줘야 평균치가 될 것 같다. 다들 웃음테라피들 하셔라.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5화막무가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