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시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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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눈을 나는 보았다
눈물로 가득한 눈
(* 눈물로 얼룩진 눈)
꽃잎처럼 눈물을 뚝뚝 떨구는 눈
(*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 눈)
이루지 못한 욕망에 한숨짓는 눈
(* 이룰 수 없는 소망에 감아버린 눈)
눈웃음 짓는 눈
(* 마음이 통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눈)
많은 눈을 나는 보았다
(* 많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절망한 이의 눈
(* 절망 앞에 무너진 눈)
어린아이의 눈
(* 맑은 눈)
세상을 초월한 눈
(* 해탈해 버린 눈)
그리고 흙으로 채워진 죽은 자의 눈을 나는 보았다
(* 흙에 파묻힌 지도 모른 채 끔뻑여도 감아지지 않는 눈)
장님의 움직이지 않는 눈도 보았다
(*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잡기 위해 뜬 눈도 보았다)
짐승의 눈과 곤충의 눈
(* 동식물의 눈,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 지내는 눈)
내 눈을 들여다보는 어떤 눈
(* 나를 담기 위해 바라보는 눈)
어느 곳을 바라보는지 알 수 없는
미친 자의 눈도 나는 보았다
(* 마주치기 싫어 외면하는 눈도 나는 보았다)
사랑할 것이 있는 눈과
사랑을 찾아 헤매는 눈
(* 사랑에 빠졌을 때 보이는 눈)
(* 사랑을 찾지 못한 눈)
어떤 눈은 인생을 이미 다 살았고
어떤 눈은 그렇지 않았다
(* 인생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버린 눈)
모든 것,
모든 것을 나는 보았다
(* 나는 아직 봐야 할 눈이 너무 많다.
아직도 보지 못한 눈이 너무 많다.
앞으로도
많은 눈들을 마주하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