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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3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 사람하나 없는 곳에 가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 내 마음이 고요해지는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 내 마음이 고요한데도 요동친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 내 기억이 내 경험이
지독하게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왜 흔들리는 지를 정작 하루라도 겪으면
못 버텨할 인간들이)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 그들이
내 기억에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말라고 하지만
아군과 적군은 반드시 있고
적군은 옆에 둬야 한 다는 걸 알게 된다.
실은 잘 구분이 안 갔고
구분해 왔던 삶을 살지도 않았었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 나는 이제 마음에 똬리를 틀었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소나무가 아닌
버들나무가 되라던
그의 말이 이제는 뭔 말인지
알게 됐다.
소나무처럼 올곧게 살다가 부러진다던데
버들나무는 어떻게 사는 건가?)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 이제 누군가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많이 흔들려봤기에
이미 많이 흔들려봤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