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3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새와 나무 - 류시화

답시를 올립니다.

by 쏘리 Mar 25.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p. 23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 사람하나 없는 곳에 가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 내 마음이 고요해지는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 내 마음이 고요한데도 요동친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 내 기억이 내 경험이 


지독하게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왜 흔들리는 지를 정작 하루라도 겪으면


못 버텨할 인간들이)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 그들이


내 기억에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말라고 하지만


아군과 적군은 반드시 있고


적군은 옆에 둬야 한 다는 걸 알게 된다.


실은 잘 구분이 안 갔고


구분해 왔던 삶을 살지도 않았었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 나는 이제 마음에 똬리를 틀었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소나무가 아닌

버들나무가 되라던 


그의 말이 이제는 뭔 말인지


알게 됐다.


소나무처럼 올곧게 살다가 부러진다던데


버들나무는 어떻게 사는 건가?)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 이제 누군가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많이 흔들려봤기에


이미 많이 흔들려봤기에)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3화 많은 눈을 나는 보았다 - 류시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