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살다, 이제 출근하러 갑니다

《40줄에 엄마랑 살 줄이야》 마지막 이야기

by 춘림

이 이야기를 끝마칠 무렵,

우연치곤 참 묘하게 입사 제안을 받았다.

이쯤 되면 현실이 드라마를 따라왔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덕분에 나는

‘엄마랑 사는 비혼 백수’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엔딩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2권 26화에서 말했듯,

나는 마지막까지 갈등했다.

서울로 올라가 에디터로 복귀할 것이냐,

아니면 고향에 남아 언니의 자영업에 힘을 보탤 것이냐.

나는 그 갈림길에서 전자를 택했다.


선택을 하고 보니,

온전히 다 좋은 선택도,

온전히 다 나쁜 선택도 없는 듯하다.

나는 그저 적당히 좋고, 또 적당히 나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총 58화에 걸쳐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면서 나는

내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붙잡아두는 연습을 했다.

사실 여기 쓰이지 않은 날들은

이미 내 기억 속에서 증발했지만,

여기 적힌 날들만큼은

‘기록’이라는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적어도 그날의 나만큼은,

지금도 여기 있다.

앞으로 펼쳐질 날들도

가능하면 이렇게 붙잡아둘 생각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는 어쩌면

《40줄에 다시 혼자 살게 될 줄이야》

라는 제목을 붙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확정은 아니다.

다시 귀향하거나, 백수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아직 엄마랑 살고, 아직 구직 중이고, 아직 개 산책 중이다’라는 말이

그렇게 ‘여전히’라는 말이 지켜준 시간들 덕분에

제 브런치북은 꽤 오랫동안 숨 쉴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 글에 ‘좋아요’와 ‘구독’으로 힘을 실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냥 지나가다 한 편쯤 읽고

‘음…’ 하고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누르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그저 조회 수만으로도 힘이 날 때가 있으니까요.

그럼, 저는 이만 출근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5년 만에 출근이란 걸 하려니 준비할 게 많네요.

(예: 인생 정리, 눈물 닦기…)


다음 기록이 시작되는 곳은

다시 혼자 살아가는 그 어디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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