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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아옌데
이사벨 아옌데는 스페인어에 대한 내 열정을 불러일으킨 작가이다.
이 책에는 칠레뿐만 아니라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의 모습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칠레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엘리사가 운명을 개척하며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본문
그리고 좋은 기억력은 그 삶을 기억하는 데,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마치 점성가들이 뭔가를 시적으로 어렴풋하게 떠올리듯 기억해 내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잊혀진 부분들은 전혀 없었던 일처럼 여겨지지만, 또렷하게 혹은 희뿌옇게 떠오르는 부분들은 흡사 그 삶을 되풀이해서 다시 살아가는 듯했다.
어차피 진실이 뭐가 됐건, 바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중요한 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다가온 삶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살아갈 앞으로의 삶이었다.
그녀는 칼을 맞은 듯 숨이 막히고 온몸이 마비가 되어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 입은 뜨거운 피로 가득 채워지는 듯했으며, 사랑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그 사랑의 끔찍한 무게에 짓눌려 죽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