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올 수 있습니다.
영원한 행복은 없기에.
모든 일들이 잘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이 한 번에 이뤄진다면 얼마나 행운일까요?
이러한 행복이 영원하다면 똑같은 삶을 다시 사는 것도 분명 행복하겠죠.
속상하게도 영원한 행복은 없습니다.
TV 속 보이는 연예인들은 우리가 보지 못한 불행을 느낄 것이며, 돈이 많은 재벌도 자신의 인생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분명 다른 방식으로 비슷한 깊이의 통증을 겪고 있을 겁니다.
사랑에 의한 통증을 모든 사람들이 비슷하게 느끼기에 마음에 의한 통증도 모든 사람에게 올 수 있습니다.
단지, 그 시기와 깊이가 다를 뿐 당장 내일의 당신에게도 올 수 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마음의 통증은 사람을 당황하게 합니다.
몸이 아픈 느낌은 아닌데 이상하게 몸이 아픕니다. 분명 몸이 아픈 것 같지만 특정하게 어떤 부위가 아프다고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불안해지기도 소심해지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런 통증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해결 방법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느 누군가에게 '네가 지금 겪는 그것. 정신적인 문제 아닐까?'라는 말을 듣고 병명이라도 찾게 됩니다. 그리곤 내 삶에서 접할 수 없던 이 병들을 찾아보며 알아갑니다. 혼자서 이겨내려 발버둥을 쳐보기도 하고 가끔은 벼랑 끝까지 어두운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신과를 찾아가게 되고 상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상담받을 때는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왜 정신과에 왔지?', '나는 정신적으론 아무 문제없는데.'라며 생각하면서도 선생님이 주는 질문엔 성의 있게 대답합니다.
병원을 나오며 받은 정신과 약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은 정신과 약을 방 한쪽 구석에 두며 먹지 않고 이겨내보려 합니다.
속상하게도 그럴수록 힘듦은 심해질 뿐입니다. 참고 참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 다시 한번 정신과약을 복용해 봅니다.
그리곤 그날 처음으로 잠을 깊게 자보기도 합니다.
자고 일어난 아침. 나는 분명 깨어 있지만 정신과약의 부작용으로 현실이 아닌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감정이 메말라지기도 하고, 가끔은 별 것 아닌 일에 펑펑 울기도 합니다. 또, 아주 가끔은 미친 듯이 웃어보기도 합니다.
약에 적응해 가고 약의 강도는 세지며 내가 약이 없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삶. 더욱 미래가 없을 것 같은 무의미한 삶. 예전에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속상한 삶.
그 삶들이 반복되며 나의 하루, 한 달, 그리고 일 년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의 감정만큼은 담담해질 수 있지만, 나의 미래가 그려지진 않습니다.
미래를 생각할수록 평생을 이렇게 살까 봐 두렵기만 합니다.
이겨내 보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내 인생인데 더 이상 이렇게 살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라클모닝,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단, 행복한 생각으로 하루를 만들기 등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하는 것들은 닥치는 대로 해봅니다.
하면서도 중간중간 힘듦이 찾아오긴 하지만 굳게 먹은 마음을 포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불안할 땐 소리를 질러보기도, 뛰어보기도 합니다.
이미 뛰기 전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지만, 뛰고 난 후에도 심장은 똑같이 뛰며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합니다.
조금씩 자신감을 얻기 시작합니다.
두려워서 못 해봤던 행동들을 해보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이미 심적으로 죽었던 나이기에 두 번째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며
'뭐 죽기밖에 더하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심장이 약한 사람은 뛰지 말라는 번지점프.
심장이 약한 사람은 가지 말라는 귀신의 집.
나에게 첫 번째 공황발작이 생긴 트라우마가 있던 장소.
무서워서 못해봤던 술을 미친 듯이 먹어보기.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려보기. 등
그동안 하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해봅니다.
하나씩 깨져갈수록 자신감이 점점 붙습니다.
나도 남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합니다.
무섭지만 더 이상은 무섭지 않습니다.
두렵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겨내 봅니다. 아니 이제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불행이 찾아오기 전보다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급하겐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느껴보기 시작합니다.
미뤄왔던 꿈들이 다시 생각납니다.
이전의 거대한 꿈들과는 다르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꿈부터 하나씩 도전해 봅니다.
아마, 나는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고통을 줄 수도 있겠지만, 고통을 이겨낸다면 이전의 나보다 더욱 훌륭한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의미 없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공황이 찾아온다는 것은 불안해진 나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를 줄 수 있습니다. 당신이 겪는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기를 권해봅니다.
이겨내지 못할 만큼 힘든 슬픔도,
너무 행복해서 뛰어다닐 만큼 즐겁던 감정도,
속상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끼는 절망도,
나를 위함으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타인의 배려도,
고통을 승화시키며 겪어볼 수 있는 희망도
이 모든 감정들이 당신의 삶에 도움을 주며
내 인생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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