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가 쏜다.

by 글곰

'고기 먹으러 가자.'


오랜만에 다섯 식구가 모두 모이는 저녁시간이야.

하루에 한 끼를 같이 먹기도 힘든 요즘이야.


아빠도 출장을 다니느라 집에 못 오는 경우가 있고,

엄마도 야근을 하거나, 일찍 출근하는 날이 자주 생기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도 등교를 잘해주는 너희에게 감사한 마음이야.


한국 사람들은 유독 먹는 것에 신경 쓰는 것 같아.

사람들을 만나면 '밥 먹었냐?'라는 인사말을 할 정도잖아.


아빠도 너희 어렸을 적엔 식사 챙기는 게 스트레스였거든.

사실 반찬만 있으면 너희가 차려먹을 수 있다는 것 알면서도,

굳이 따뜻한 밥을 퍼주고 싶었어.

갓 지은 밥. 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 말이야.


밥알 하나하나에 엄마, 아빠의 사랑이 가득했어.

그 사랑이 모여 건강한 지금 너희가 되었지.

앞으로도 튼튼하게 자라주길 바랄게.


가족을 식구라고도 부르잖아.

식구는 '먹을 식(食) 자와 입 구(口)'라는 한자말이야.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지.

무엇인가를 함께 먹는다는 것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정신없는 일상생활의 반복이지만,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오늘은 아빠가 고기를 사고 싶어졌어.

잘 구운 돼지갈비에 냉면 한 젓가락이 생각나더라.


앞으로 너희가 크더라도 이런 기억을 놓치지 않았으면 해.

너희 세 명도 잘 만나고,

엄마, 아빠와도 소중한 시간을 자주 보냈으면 좋겠어.


아빠는 무뚝뚝해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잘 못했거든.

친구들이 좋아서 그곳으로 자주 갔어.

그럼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기다려 주셨어.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보니 그 마음을 알겠더라.

'내 자식이 나를 찾아오는 그 모습'이 기다려지셨겠지.


언젠가 각자 삶을 위해 흩어질 거야.

아빠가 너희를 붙잡고 싶다고 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올 거야.

너희만의 가족이 생길 수도 있잖아.


그때가 되면 아빠랑 엄마 역시 기다리고 있을게.

험한 세상과 싸우고 집에 돌아왔을 때,

따뜻한 밥과 함께 응원해 줄게.


힘든 일, 슬픈 일, 마음 상하는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우리를 찾아와 주길 바랄게.


함께 응원하며 소중한 삶을 만들어가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