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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곰돌이 Oct 19. 2024

What? (무엇을 했는가?)

블로그를 시작했다.

삶을 변화시켜 보고자 결심했다. 


40년을 살아오면서 내 의지대로 했던 일이 있었던가?

도대체 나는 누구란 말인가?


사춘기 시절 깊게 고민하지 않아서였을까?

마치 사십춘기가 온 것만 같았다. 


세 아이중 막내가 10살이 되었다.

아이가 커 간다는 것은 부모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는 뜻이다. 


자기 일을 스스로 해나가는 막내는 나에게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혼자 보낼 시간이 조금씩 늘어갔다.


물론 아직도 부모의 손이 필요하다.

이 때는 언니, 오빠가 막내를 챙겨주기도 했다. 


시간이 생겼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여느 때처럼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렸다.

갑자기 청소가 하고 싶어졌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려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책장 정리를 했다.

우리 집 책장은 장식품이었다.

정말 책을 보관해 두는 용도로만 쓰였다. 

읽지도 않을 책을 왜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사할 때마다 이것을 짊어지고 다녔다니 웃음이 났다.


근데 왜 그랬을까?

눈에 책 두 권이 들어왔다.


자청님의 '역행자'와 김세희 님의 '혼자 있는 새벽 4시의 힘'이었다.


왜 이게 집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책을 구매해 준다.

아마도 인터넷서점에 팝업으로 뜨는 것을 그냥 구매했을 것이다. 


정말 책을 읽지 않았던 나였다. 

대한민국 성인 절반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 

내가 바로 그중 한 사람이었다. 


가정을 꾸리고 세 아이를 양육한다는 핑계가 있었다. 

육아를 내가 온전히 감당한 것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지 못하는 핑계를 대기 좋았다. 난 그렇게 맨날 피곤하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근데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하거나, 밖에 나가 술을 마실 시간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었다. 시간을 그냥 소비하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김세희 님 책 서문이 아직도 기억난다. 


"지옥 같은 직장에서 탈출하려면 새벽에 일어나는 방법밖에 없다.'


시간에 쫓겨 살던 삶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쳇바퀴였다. 아침은 정신없고 저녁은 피곤한 삶이었다. 


서문에 적혀있던 저 한 문장은 내 가슴을 강하게 내리쳤다. 

앉은자리에서 책을 모두 읽었다. 


새벽시간은 내 안의 꿈과 부를 깨워준다고 했다. 

'그래, 어차피 손해 보는 것 없다. 해보자. 새벽에 일어나 보자'


그렇게 난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 새벽을 혼자 깨우기 시작했다. 


4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러나 할 일이 없었다.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책이라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역행자를 읽기 시작했다. 

온라인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였다.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이 적혀있었다. 

40년 동안 지내왔던 시간들이 후회되고 원망스러웠다. 

'난 도대체 무엇을 하며 지낸 것인가?'


많은 사람들을 독서와 온라인 글쓰기로 이끌어 준 책이었다. 

나 역시 역행자를 읽고 블로그를 시작했다.


처음엔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시작했다. 

키워드를 찾고 정보성 글을 적었다.

흔히 말하는 돈 버는 글쓰기를 해보았던 것이다. 


인터넷만 검색하면 '블로그로 월 천 만들기', '수익형 블로그 만들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리뷰글을 써라. 키워드 글을 써라' 

나도 글쓰기로 돈을 벌고 싶었다. 


사람들을 따라 했지만 돈 버는 글쓰기는 나에게 어려웠다. 

점점 글감이 떨어지고 전문성이 없는 글이 되었기 때문이다. 


난 세상이 이야기하는 돈 버는 글쓰기를 하지 못했지만 수익형 블로그를 통해 성공한 사람이 있었다.

모두 노력과 꾸준함을 통해 그 자리에 올라갔음을 확인했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 하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분들 뒤에 있었던 수고와 노력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돈 버는 글쓰기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행인 것은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글쓰기 자체에 흥미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난 나를 알아가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 독서를 하고 하루 한 개씩 부족한 내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은 삶의 글임을 확인했다. 

나의 이야기를 쓰고, 변화되는 과정을 블로그에 남기기로 했다. 


나의 글을 보고 단 한 명이라도 공감하고 행동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상상을 했다.

그것을 나의 글쓰기 목표로 잡기로 했다. 


이렇게 내 삶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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