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엘리아의 일기

처음 뵙겠습니다(初めまして)

by Elia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은 만석이였다.

집으로 향하는 길도 혼자이지만 늘 항상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왼쪽 가운데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

공항에서 히로의 마지막 인사가 생각났다.


" 항상 같이 있을 거니까, 외로워 하지 말고 친구들도 만나고.

곧 다시 만날 거야. 일본에서 기다릴께."


그렇게 나는 먼저 캐나다를 떠났다.



집에 돌아와 한동안 친구들 먹고 싶었던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만났다.

임신 중인 이도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이도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이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캐나다의 음식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외국인을 우연히 만나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하거나 반가운 이상한 버릇이 늘어났다.

푸짐한 베트남 포, 만다린 레스토랑의 딤섬, 진한 로빈슨 도넛 샵의 커피, 차이니즈 식재료상 입구에서 나는 향신료의 냄새까지도 그리워졌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모든 것이 정리한 상태인데...


귀국 후 기업체의 번역일을 하면서, 틈틈이 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먼저 시작한 것이 글자를 떼는 것이다. 일본어강사는 토쿄 출신이었다.


" 일본도 한국처럼 지역에 따라 사투리가 있어요.

칸토우(関東)는 서울, 경기권에 가까운 표준어이고 칸사이(関西)는 부산 정도(?)..

우선은 히라가나, 카타카나를 예쁘고 크게 크게 쓰세요, 그리고 큰 소리로 읽으세요.

틀린 글자 위에 틀린 글자 쓰면 절대 안 늘어요."


어른들이 커서 새로운 언어를 학습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이들보다 학습 속도가 더디다.

그럴 때마다 일어 강사님은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를 제시하며 학습하게 해 주었다.

처음뵙겠습니다(初めましで)

" 처음 사람을 만날 때는 '하지메 마시데(初めてまして)'라고 해요. 말 그대로 처음부터에요!

영어도 그렇잖아요?

마치 내가 그 나라 사림인 것처럼 해봐요. 못한다, 난 외국인이니까... 하는 선입견 버리고.

외국인이니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가끔 내게 토쿄의 에피소드도 이야기해 주었다.

대학 강의가 끝나고 저녁부터 항상 아르바이트를 했단다. 이자카야에서 서빙을 보는 일이었단다.

하루는 중년여성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정신이 없는데 메니져가 "인사!"라고 지시했단다.

래서, 손님들을 향해,

"이따다기마스(いただきます)!"라고 큰 소리로 외쳤단다.

손님들이 일제히 그를 보고 놀라며 ' 와! '하고 웃더니, 그 중 한 손님이, " 중년 여자들 맛 별로예요."라고.

그때서야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를 말해야 했음을 알았단다.

우리말로 " 어서 오세요(いらっしゃいませ)."를 말해야 하는데 여성 분들을 향해 " 잘 먹겠습니다(いただきます)!"라고 했다는 것이다.

몇십 년 지났지만 그때 기억이 가끔 나면 혼자 웃는다고 했다.


처음 시작이.

하지메 마시데(初めまし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