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 인턴이 되다 9화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25만 도달 수를 기록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 혹은 면접을 볼 때 빼먹지 않고 열심히 하는 말이다. 인스타툰을 운영하면서 제일 뿌듯했던 순간이기도 하다. 어떤 도움이나 회사의 브랜드 영향력 없이, 오직 나의 개인 브랜드로만 승부를 본 결과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 생활은 팀원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공동 작업이기에, 개인의 역량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항상 성장에 갈증을 느끼는 나는 개인 역량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인스타툰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몸이 힘들어도 한 달에 몇 번씩은 꾸준히 업로드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인턴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그때는 더 신나게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회사에서의 업무는 100% 자율성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인스타툰 작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인스타툰 이야기를 하니, 처음 인스타툰 계정을 시작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의 나는 인스타툰을 해야겠다는 멋진 꿈도 (참고로 그 당시에는 인스타툰이 지금처럼 유행하지 않았다), 엄청난 팔로워를 가진 계정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도 없었다. 그저 노트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침대 위에서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게 전부였다. 시작은 그랬다.
그렇게 노트에 그린 그림을 꾸준히 올리다 보니,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났다.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나의 그림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다만 인스타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로 그림을 올리고 있었다. 결국, 나는 그 당시 최고의 소비를 하게 된다. 큰 결심 끝에 아이패드를 구매한 것이다.
장비를 구매한 후, 툰 계정에 더욱 진심으로 임하게 되었다. (들인 돈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림체 변경, 표지 추가, 폰트 변경, 릴스 시작, 광고 집행 등 다양한 테스트와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다. 콘텐츠를 꾸준히 만든 덕분에 회고가 습관화되었고,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오랜 시간을 혼자서 이것저것 했다 보니 절망적인 상황을 참고 버틸 수 있는 근육도 생겼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개인 뉴스레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뉴스레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어떤 주제로 할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등이 막막해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업무 중에 새로운 툴을 리서치하고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애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 뒤로 개인 뉴스레터의 꿈을 다시 펼쳤다.
서비스 선정부터(가장 두려웠던..) 디자인, 글 작성까지 모든 것들을 직접 진행했다. 뉴스레터는 현재 브런치에 작성하고 있는 글과 유사하게 인턴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발행하고 있지만, 조금 더 사적인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처럼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다 보면 내가 들인 노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실패하더라도 좌절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일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결국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집요하게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인지 면접에서 인스타툰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다른 질문들보다 더 신나고 설레는 느낌이 든다. 몇 년 동안 매일같이 인스타툰에 대해 고민해왔기에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나만의 답변이 늘 준비되어 있다. 답변을 하다 보면 치열하게 고민했던 밤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면접에서 인스타툰 경험을 특별하게 봐주셔서 관련하여 많은 질문을 받았다)
인스타툰을 운영한 덕분에 요즘은 개인으로서 여러 가지 목표가 생겼다. 큰 목표는 직장인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각각의 일을 열심히 해내는 것이다. 직장인으로서의 목표는 마케팅 커리어를 차근차근 제대로 쌓아가는 것이다. 개인으로서의 목표는 책을 내고 개인 전시를 해보고 먼 훗날에는 팝업 스토어도 열어보는 것이다. (실제로 글쓰기를 좋아해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100쪽의 글을 쓴 경험도 있다) 원래는 여기에 개인 뉴스레터 운영도 있었는데, 얼마 전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다만 이제는 '어떻게 하면 뉴스레터를 더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는 점)
그리고 요즘에는 작은 관심사에도 애정을 쏟는다.
언제 그 애정의 불이 활활 타올라 내 삶을 바꿔놓을지 모르니까.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기면 이것저것 물건들을 사보면서 내 취향에 맞는지 확인해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마케터분이 생기면 그 분의 북토크에 다녀오기도 한다.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툰을 운영해보기도 하고, 글을 쓰고 싶으면 혼자 몰래 쓰기 보다는 부끄럽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개인 뉴스레터를 운영한다. 노래를 좋아하면 콘서트를 가고, 영화가 좋으면 영화 비하인드를 보거나 원서를 사서 읽기도 한다. 이런 하나하나의 행동이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 <홍연, 인턴이 되다> 시리즈는 글로벌 마케팅 인턴으로서의 경험을 담은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홍연툰도 https://www.instagram.com/red.yeon_/ 연재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