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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땀이 줄줄 나게 하는 커리어 목표 질문

홍연, 인턴이 되다 7화

by 홍연
커리어 목표가 무엇인가요?

면접을 볼 때면 종종 받는 질문이었다. 인턴을 하기 전 이 질문을 받으면 식은땀이 흐르곤 했다. '지금 당장의 목표도 모르는데, 커리어 목표라니'라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이 질문은 내가 면접에서 가장 기피하는 질문 중 하나였다. 면접의 단골 질문인 것을 알기에 미리 답을 준비하려고 아무리 열심히 고민해봐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인턴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니 막연했던 커리어 목표가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커리어 목표'라는 표현이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몇 년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정성적 근거와 정량적 근거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마케터는 사람들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그들을 설득하는 사람이다.


인턴을 하기 전에는 정성적인 근거에 더 큰 의미를 뒀었다. 숫자의 중요성을 모르기도 했고 정성적인 근거로 사람을 설득하는 게 더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숫자로 증명되지 않은 근거로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일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해낼 수 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인턴을 하면서도 정성적인 근거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동시에 정량적인 근거에 대한 애정도 생기기 시작했다. 정량적인 근거로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다소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숫자의 흐름을 파악해 넥스트 액션을 준비하는 것이 꽤나 근사하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숫자를 많이 보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 중 하나였던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경우 볼 수 있는 지표가 그다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숫자를 많이 볼 수 있는 다른 직무가 부럽기도 했다. 그래서 나의 목표에는 자연스럽게 숫자에 더욱 강한 마케터가 되겠다는 것이 추가되었다.


이런 이유로, 현재 내가 원하는 커리어 목표는 정성적 근거와 정량적 근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사람을 설득하는 마케터가 되는 것이다. 이전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나니, 앞으로의 다양한 선택들을 마주하는게 조금은 두려워졌다. 그러나 동시에 설렘도 느낀다. 내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쓸모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나아가려고 한다.


다음 편에 계속

: <홍연, 인턴이 되다> 시리즈는 글로벌 마케팅 인턴으로서의 경험을 담은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홍연툰도 https://www.instagram.com/red.yeon_/ 연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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