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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작가 Oct 10. 2024

1st 바이올린으로서의 첫공연

아직은 갈길이 멀다.

작년에는 가을연주회만 있었는데, 올해는 봄연주회가 잡혔다. 1부는 주로 협연을 하고, 2부는 교향곡 전악장을 한다.
 
 올해는 유명한 모짜르트 협주곡 40번을 2부에 연주했다. 기본기가 많이 늘었고, 일을 시작해서도
주말에 격주로 오케곡 레슨을 받고 있어서 곡 파악에는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속도 나는 부분에서의 연습량...을 도저히 채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메트로놈 180정도까지는 따라갔는데, 곡은 200~220이다. ㅋㅋ

한부분당 8시간 정도? 내면 조금씩 속도를 올릴 수 있겠지만, 일을 시작한 나는 그런 시간은 도저히 낼 수가 없었다. 밤늦게는 할 수가 없어서. 주중에 바쁘니 주말에 아이들과 시간을 가져야하고 가족행사, 교회행사등으로 주말도 분주했다.


그래도 주중에 잊지않는 수준으로 한두번씩 해보고, 오케 정기모임에 가서 맞추는 시간이 연습이고, 주말에 조금 더 연습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그만두어야하나. 이번 연주는 빠져야하나 마지막까지도 고민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치열하게 일하다가
오케모임에 가면 다른 세상에 들어간 듯한
환기되는 마음, 음악속에 둘러 싸이는 것에서 오는 평온함, 따뜻한 오케 지인들과의 안부대화 등이
나를 오케로 끌어들였다.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겨우 연습에 참석하고
여전히 부족한 채로 공연날은 오고.
너무 못따라가는 부분은 휴일에 집중 연습을 하긴했다.

연주회 당일 리허설과 본연주 동안
체력도 딸려서 커피 마시고 쉬면서
겨우 연주를 마쳤다.

빠른 부분을 더 멋지게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지인들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주고
못하는 티 안났다고 격려해주니
힘이 났다.

독일유학파 실력있는 악장님의 솔로부분도
너무 힐링이었고, 교향곡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속에서 연주자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싶었다.


연주회 당일은 아쉬웠는데, 고음부분, 포지션이동 등이 연주곡을 연습하며 실력이 많이 늘었다. 음악이 귓가에 계속 맴돌며 스스로에게 뿌듯하고 성취감이 생겼음을 깨달았다.


일하고 육아하며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없고, 만족할만한 연주를 할 수 없다라도, 오케스트라의 특성상 잘하는 분들이 이끌어주고 조금 부족해도 서로 보완하며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주를 통해 느꼈다.

그래도 가을 연주회는 더 미리미리 준비하고 효율적으로 연습해서 조금더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연주자가 되고 싶다.

이제 음악은 뗄레야뗄 수 없는 인생의 친구가 된  것 같다. 오케 지인들과의 인연도 깊어져서 같이 음악회도 예약하고 만남도 갖게 되었다. 음악과 음악하는 사람들과의 삶이 풍요롭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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