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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작가 Oct 17. 2024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

바이올린연주는 숨구멍

친정엄마는 나에게 힘이 들텐데 바이올린은 이제 좀 그만하라고 종종 말씀하신다. 일하고 아이들 기르느라 체력도 딸리는데 바이올린까지 한다고 무리해서 아플까바 걱정되셔서 하시는 말씀이다. 하지만, 과연 바이올린을 안하면 나는 더 건강해질까?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집안일을 하는 사이사이 잠깐씩 바이올린을 든다. '잠깐이라도 연습해야하니까 얼른 설겆이를 해야지.' 라고 하며 집안일을 바지런히 하여 도리어 일의 능률이 오른다.

하루종일 종종 거리며 티도 나지 않는 일들을 쉴새없이 하며 나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그저 주어진 일을 처리하느라 소모되는 부품으로 살아가는 것 같고 지칠 때...'그래도 오늘 나를 위해 oo시간이나 바이올린을 했어. '하며 뿌듯해진다. 내 마음속 자존감 창고에 만족감이 차오른다.

음악을 하는 그 순간은 또 어떤가? 나는 어떤 다른 수식어로 정의될 필요가 없는 그저 현재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이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가 스스로 차지하고 현재라는 시점에 충실하게 몰입한다.

내가 존재하는 공간속에서 누구도 보는 이 없지만  나는 제멋에 취해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된다. 운좋게 고운 소리가 나는 때면 선율의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고상한 행복을 누린다.

물론 장시간 바이올린 연습후에는 후유증이 따른다. 목과 어깨 통증으로 온몸이 뻐근해지기도하고, 때로는 허리통증도 동반된다. 손목도 시큰거리고 팔꿈치가 아플때도 있다. 이 시간에 운동을 했더라면 체력이 더 강화되겠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하지 않는다고 운동에 게으른 내가 특심을 내 열렬히 운동할 것 같진 않다.

바이올린을 하며 차분히 나를 만나고, 내 존재가 살아있다고 느껴지니 없던 에너지와 시간도 쥐어짜내어 하게 되는 듯 하다. 대신 의미없이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들여다보며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애쓴다.

바이올린과 더불어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이 독서와 글쓰기를 할 때이다. 그 시간들 가운데 생생하게 살아서 라이브한 감동을 스스로 누리고 글과 음악으로 나눌 수 있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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