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다
왕초보에서 세컨 파트 맨 뒷자리 단원으로
20대 때 잠시 바이올린을 배웠던 설렘이 떠올라
바이올린을 배운다는 동네엄마를 따라
30대 후반에 다시 레슨을 시작했다.
아이친구 엄마는 어려서는 피아노 전공을 생각해봤을 정도로 음악에 열정이 있고 재능이 있었다. 그녀의 열정에 편승하여 나도 어느새 바이올린에 흠뻑 빠져서
피아노로 따지면 체르니 정도인
스즈키 6권까지 진도를 나가게 되었다.
우리는 바이올린 지판에 테이프를 붙이고 쉬운 곡을 연주하던 왕초보시절부터 바이올린을 끝까지 하자고 서로 다짐을 했다. 오케활동도 하고 수준높은 클래식 솔로곡들도 소화하는 실력까지 꿈을 꾸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역을 이동하여 이사를 와서
친구엄마와의 바이올린 인연은 이별을 맞게 되었다.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나는
누군가와 음악을 같이 하고 싶어서
지역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검색해보았다.
스즈키 4권부터 오디션을 보고 입단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집근처 연습실을 대여하여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연습했다.
누군가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내 인생 처음있는 일이었으니 나름 진지하게 연습을 했다.
총무님께 입단을 지원하고, 약속된 시간에 연습장소에 찾아갔다. 지휘자님과 악장님 앞에서 준비된 연주를 했다. 내가 들어도 불안한 음정과 제멋대로인 박자...정말 부끄러웠지만 해내야하는 일이기에 뻔뻔하게 연주를 했다.
음정이 떨어진다고 지휘자님께서 고개를 갸웃하셔서 '그럼 그렇지 떨어졌겠지'라고 생각하고
더 실력을 길러야겠다고 마음을 비웠다. 그런데 얼마 지난 후 총무님께서 합격소식을 전해주셔서 뛸 듯이 기뻤다. 레슨을 계속 받으면서 오케활동을 하기 바란다는 지휘자님 당부도 잊지않았다.
그렇게 세컨 바이올린 맨 뒷자리에서 나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